박희운의 맛이 있는 여행 <67> 울산 이야기
박희운의 맛이 있는 여행 <67> 울산 이야기
  • 경남일보
  • 승인 2016.09.26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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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영하는 고래


우리나라 7대 도시에 속하는 울산은 신라시대부터 해상무역의 관문이었으며, 세계적인 선사유적인 반구대 암각화와 천전리 각석이 자리한 유서 깊은 도시이다. 동해안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간절곶과 아름다운 자연풍광에 잘 어우러진 하늘억새길의 하얀 억새물결을 즐길 수 있는 영남알프스를 비롯해 고래잡이의 전진기지였던 장생포 고래문화마을 속의 고래박물관, 주탑 간 거리가 세계에서 세 번째로 긴 울산대교 등의 보석 같은 관광자원이 엄청난 곳이다. 가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백로를 넘긴 즐겁고 여유로운 마음으로 이른 새벽에 집을 나서 낙동정맥에서 3번째로 높은 산으로 영남의 알프스라 불리는 가지산의 억새를 감상하며 먼저 자수정동굴나라로 갔다.

자수정동굴나라는 한국자수정산업관광주식회사에서 운영하는 동굴공원으로, 울주군과 언양읍 일대는 세계적인 자수정 산지로 100여 개의 자수정 광산이 있는데, 이 중 한 폐광을 관광지로 개발한 것이다. 동굴 길이는 2.5㎞, 실내 온도는 10∼14℃로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다. 이러한 동굴의 특성을 이용하여 조성한 자수정전시관 인류변천사관 등의 전시관을 둘러보고 매일 5회의 스릴만점 공연을 즐길 수도 있다. 개미집처럼 미로로 연결된 동굴을 걸으며 자수정우석을 직접 관찰하고, 영롱한 조명과 인공분수 등 다양한 시설을 둘러보며 흡족한 마음으로 다시 차를 달려 반구대로 향한다.

 
▲ 자수정 동굴나라



국보 제285호인 반구대암각화는 지구상에 알려진 가장 오래된 포경유적으로 울산의 젖줄 태화강 상류 반구대 일대의 인공호 서쪽 기슭의 암벽에 새겨져있는데, 댐의 축조로 평상시에는 수면 밑에 있다가 물이 빠지면 그 모습을 드러낸다. 그 크기는 가로 약 8m, 세로 약 2m이고 밑에서부터 암각화 상단선까지의 높이는 3.7m쯤 된다. 주변에 울산암각화박물관을 건립하여 반구대암각화와 국보 147호인 천전리 각석 실물모형과 암각화 소개 영상, 선사인 생활상을 담은 모형, 어린이전시관과 가족체험시설 등을 갖추어 야외공간에는 국내외 유명 암각화 모형을 전시하고 있다.
 

▲ 울산암각화박물관

 

▲ 암각화


선사시대에 바위에 새겨진 그림들을 감상하며 그 시대 사람들의 의식과 종교 관념을 이해하려고 서로의 생각을 나누며 즐기는 사이에 벌써 배꼽시계가 울린다. 오늘 점심은 무엇으로 할까? 의견을 모으니 물회가 뽑혔다. 방어진항으로 달려 찾아든 곳은 삼천포초장집이다. 해안가에 빼곡하게 들어선 식당들 중에서 초장집을 찾은 것은 삼천포라는 우리에게 친숙한 지명의 상호가 끌려서 그랬는데, 물회 또한 명품이었다. 순서는 좀 바뀌었지만 물회가 나오고 매운탕이 나왔는데, 매운탕을 먼저 내어 매운탕으로 속을 조금 데운 다음 슬러시 물회를 먹을 수 있도록 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았다.
 
▲ 대왕암 공원
 
▲ 가지산의 억새

이제 대왕암공원으로 간다. 대왕암공원은 1962년 울산에서 처음으로 대왕암 가까이 자리한 울기등대의 이름을 따 울기등대공원으로 지정됐었는데, 일본의 잔재라는 이유와 신라시대 문무대왕비가 죽어서 문무왕처럼 동해의 호국룡이 되어 바다에 잠겼다는 전설로 1984년 지금의 이름으로 바꾸었단다. 1905년 러일전쟁 당시 울산 앞바다를 밝힐 나무 등간을 만든 일본은 이듬해 6m의 등탑을 세워 울기등대라는 이름을 붙이고, 등대 주변 군사기지를 외부에 드러내지 않도록 하기 위해 함께 심은 소나무들은 등대보다 키가 자라 3m 증축으로도 등대 역할을 못하게 되자, 1987년 촛대모양의 새 등탑을 세워 울기등대 신·구 등탑이 사이좋게 자리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 울기등대


100년이 넘은 해송 사이에서 문무대왕처럼 죽어서도 나라를 지키려는 마음을 가져보며 장생포 고래문화마을로 향한다. 고래문화마을은 국내 유일의 고래특구로 박물관, 생태체험관, 장생포항의 옛 모습 등을 두루 살펴볼 수 있는데, 돌고래와 함께하는 생태설명회, 수족관, 4D 영상관 등을 운영하고 있다. 귀신고래관에서는 귀신고래 소리 체험관, 각국에 나타난 귀신고래의 영상을 볼 수 있는 귀신고래 전문관, 귀신고래 두골, 귀신고래 먹이 섭취 과정과 실물모형 등을 만난 후 고래생태체험관으로 이동하여 거대한 수족관 속에서 유영하며 공과 함께 보이는 고래의 익살스러운 모습도 볼 수 있다.

동해안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간절곶은 포항의 호미곶보다 1분, 강릉 정동진 보다 5분 정도 해가 빨리 뜨는 일출명소로 매년 1월 1일에 일출을 보기 위해 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이다. 간절곶 주위에는 울창한 송림과 기암괴석 뿐 아니라 서생포왜성과 나사봉수대와 온양옹기마을 등의 관광명소가 즐비하며, 여름이면 울산에서 가장 많은 인파가 모여드는 진하해수욕장이 바로 옆에 있다. 특히 세계 최대 크기의 소망우체통이 설치되어 있어, 인근 간절곶해올제에서 무료로 배부하는 엽서를 예쁘게 쓰서 우체통에 넣으면 실제로 전국 배달된다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다.

 
▲ 고래고기1


다시 고래문화마을로 돌아와 고래고기를 맛보기로 했다. 원조할매집을 찾아 크기만큼 다양한 부위와 그에 따른 다른 맛을 느껴보려고 큰맘 먹고 고래고기모듬을 주문했다. 어떤 부위는 부드럽고 부위에 따라 질긴 식감에 비린 맛까지 내며, 또 어떤 부위는 소고기나 돼지고기 같은 맛도 있으니 한 마리의 고래에서 이렇게 다양한 식감과 맛이 날 수 있는지 신기하기도 했다. 고래고기는 수육 구이 전 탕 등으로 요리하여 먹는다는데, 지방이 많고 열량이 높아 다이어트에 좋지 않지만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하여 콜레스테롤 수치를 개선하고, 혈액순환에 도움을 주며 DHA EPA 성분도 많아 두뇌에 영양을 공급해 준다고 하니 기회가 되면 꼭 한번 드셔보시길 권한다.
 
▲ 물회2


이제 울산의 야경을 한눈에 감상하기 위하여 울산대교전망대를 찾았다. 울산대교는 남구 매암동에서 동구 일산동을 잇는 1,800m의 현수교인데, 인근의 화정산 정산에 자리한 지상 4층 높이 63m의 울산대교전망대에 올라서면, 울산대교와 자동차 조선해양 등의 산업시설과 시가지가 파노라마로 펼쳐진 장관을 이루어 탄성이 절로 난다. 공단과 도심 속의 울산대교가 어우러진 환상적이고 이색적인 야경을 즐기며 아쉬움을 안고 울산 이야기를 마무리한다. /진주고등학교 교사
 
고래박물관
고래뱃속 체험

소망우체통

울산대교 전망대
울산대교전망대 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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