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비
신상국 (김해 구산초등학교 교장)
단비
신상국 (김해 구산초등학교 교장)
  • 신상국 김해 구산초 교장
  • 승인 2016.09.28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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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국
학교는 가르치고, 배우는 곳이다. 가르치고 배운다는 것은 대체적으로 교사는 가르치고, 학생은 배운다는 의미이다. 가르치고 배움이 이뤄지는 곳은 대부분 교실이며, 교실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수업이 펼쳐지는 곳이라는 점이다. 수업은 교사와 학생이 교재(교과서)를 가지고 주고받는 일련의 활동이다. 수업에 있어 교사의 역할은 중요하며, 교사가 어떤 방법으로 이끄느냐에 따라 학생들이 가는 방향이 달라진다.

그렇다면 교사의 역할을 고전을 통해 알아보자. 맹자는 그의 책 ‘맹자’ ‘진심 상’에서 군자가 사람을 가르치는 다섯 가지 방식을 제시하고 있다. 첫째, 때에 맞춰 내리는 단비(時雨)처럼 사람을 교화시키는 방식이다. 둘째, 사람 개개인이 가진 덕(盛德)을 이루도록 하는 방식이다. 셋째, 사람마다 가진 소질과 재능(達財)을 일깨워주는 방식이다. 넷째, 묻는 말에 대답(答問)해주는 방식이다. 마지막으로 간접적 감화(私淑) 방식을 들고 있다.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비춰봐도 전혀 무리가 없는 가르침에 대한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교육을 지덕체의 조화로운 발달이라고 한다면, 맹자가 제시한 가르침에는 이 지덕체가 모두 들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기에 고전은 고전인 것이다. 이 가르침의 방식 모두가 의미 있지만, 이 중 필자의 가슴에 가장 와 닿는 것은 가뭄에 내리는 단비처럼 가르치는 방식이다. 가뭄에는 모두가 목말라 비를 애타게 기다린다. 이처럼 배우는 사람이 앎에 목말라 있다면 먼저 아는 사람의 도움을 기다리는 것은 당연하다.

이런 경우 가르치는 사람(교사)의 역할은 배우는 사람(학생)이 필요로 하는 가장 절실한 시기에 가장 적절하게 가르치는 것이다. 목이 말라 물을 한껏 들이켜면 배탈이 나듯이 가르침도 마찬가지다. 배우는 사람의 수준과 흥미를 고려해 적시에 적절하게 조절하는 것 또한 가르치는 사람의 역할 중 하나이다.

그러나 우리의 삶은 단비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교실에서 일어나는 상황도 마찬가지이다. 때로는 세찬 바람이 불기도 하고, 비가 들이치는 경우도 있다. 바람이 세차게 불면 문단속을 하는 것처럼 그때그때마다 어떤 방식으로 가르쳐야 하는가는 오롯이 가르치는 사람의 전문성과 판단에 있다.

신상국 (김해 구산초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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