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의 계절에
오세현 (경남과학고등학교 교장)
노벨상의 계절에
오세현 (경남과학고등학교 교장)
  • 경남일보
  • 승인 2016.10.09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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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현
노벨상의 계절이다. 이맘때면 우리나라 과학자가 수상을 하는지 혹시나 하는 기대도 해 보지만 노벨과학상의 기쁨을 누리기엔 아직 때가 아닌가 보다. 3년 연속 노벨과학상 수상자를 배출한 기초과학 강국 일본이 부럽다. 21세기에 들어 벌써 17번째로 이번엔 동경공업대 오오스미 요시노리(大隅良典) 명예교수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세포내에서 불필요한 단백질을 스스로 파괴하여 리사이클 하는 오토퍼지(Autophagy) 연구로 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타인과 경쟁을 싫어한 그는 연구 주제도 유행에 따르지 않고 아무도 대수롭게 여기지 않았던 세포내 단백질 분해에 주목하여 독보적인 연구 성과를 이루었다. 그래서인지 이번에도 일본의 오탁구(お宅)문화가 화제다. 평생 한우물만 파온 외골수들의 눈물겨운 성공스토리가 또 노벨상으로 보상받은 것이다.

최근 국내 핵심과학자들 중에서 노벨과학상에 근접한 유력한 후보들이 구체적으로 거명되고 있어서 기대가 크다. 이런 가운데 기초과학진흥에 나선 두 분의 선각자가 있다. 경암(耕岩) 송금조 선생과 한성(韓誠) 손재한 선생이다. 아흔을 넘긴 두 분은 기업보국에 대한 확고한 신념으로 막대한 사재를 출연하여 노벨상에 버금가는 학술진흥과 인재양성에 힘쓰고 있다.

먼저 경암은 2004년 1000억원의 사재로 경암교육문화재단을 설립하고 경암학술상을 제정했다. 호암상, 청암상 등과 함께 국내 최고의 학술상으로 자리잡은 경암학술상은 매년 인문·사회, 자연과학, 생명과학, 공학 등 4개 부문에서 젊은 과학자들을 발굴하여 각각 2억원의 상금으로 격려하고 있다. 올해로 12회 수상자가 발표된 경암학술상은 한국의 노벨상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또 한성은 2013년 약 700억원의 사재로 장학회를 설립, 2014년부터 매년 전국 최상위 고교생 200여명을 선발하여 노벨과학상 꿈나무로 육성하고 있다. 특히 한국인 최초의 물리학상 수상자에게 노벨상 상금과 같은 금액의 특별포상금을 내걸고 국내 과학자들의 도전과 분발을 촉구하고 나섰다.

외골수 회사원도 노벨상을 받는 나라 일본을 마냥 부러워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어쩌면 우리의 딸깍발이 선비문화가 바로 외골수의 원조가 아니겠는가? 우리 주변에는 과학자의 꿈을 키우는 과학영재들이 많다. 이들이 계속 외골수 이공계 인재로 커 갈 수 있도록 각별한 관심이 필요한 계절이다.
 
오세현 (경남과학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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