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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일포럼] 의인(義人)을 의인답게 대접하라
김중위 (전 고려대학교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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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0.09  20:5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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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북도 임실군 오수면 오수리에 가면 의견비와 의견동상이 있다. 장에 갔던 어떤 농부가 술이 취해 집으로 오다가 그만 개울가 잔디밭에서 누워 잠이 들었다. 때마침 원인 모를 불이 일어나 주인을 덮치려 하자 주인을 따라 나왔던 개가 이 광경을 보고 수백 번씩이나 개울을 드나들면서 주인이 누워 자는 주변을 모두 적시자 불길이 잦아들었다. 개는 지쳐 그만 쓰러졌다. 술에서 깨어난 주인은 그 고마움에 개를 묻어주고 자신의 지팽이를 개의 무덤가에 꽂아 놓았다. 몇 해가 지난 후 그 지팡이가 나무로 자랐다. 그래서 그 나무를 오수(獒樹) 즉 ‘개 나무’라 지은 것이 오수면 오수리라는 마을 이름으로 오늘까지 전해 오고 있는 것이다.

의로운 가축 얘기로는 고양이도 있다. 조카 단종을 죽이고 왕권을 찬탈한 벌을 받아서였던가! 세조의 몸에는 성한 데가 없이 종기로 뒤덮였다. 기도라도 해서 치료해 볼까 하고 찾아간 곳이 오대산에 있는 상원사!

어느 날 법당으로 기도하러 들어가는 순간 난데없는 고양이 한 마리가 나타나 세조의 옷자락을 붙든다. 세조가 괴이하게 여겨 명령을 한다. “법당 안을 뒤져 보라!” 병사들이 뒤져본즉 과연 자객 한 명이 숨어 있었다. 이때 세조는 자신의 목숨을 살려준 보답으로 상원사에 전답을 내려주었다. 상원사에서는 그 고양이를 기리기 위해 고양이 석상 한 쌍을 조각하여 기념비로 삼고 있다.

의로운 가축 중에서 소를 빠뜨릴 수 없다.

경북 구미의 한 농부가 암소를 데리고 밭을 갈고 있는데 별안간 호랑이가 나타나 소를 덮쳤다. 농부가 이를 보고 호랑이를 쫓으려 하자 호랑이는 소는 제쳐두고 농부를 향해 달겨들었다. 이에 농부가 쓰러지자 암소가 쏜살같이 뛰어 들어 호랑이를 들이 받았다. 호랑이는 피를 흘리면서 도망가다가 얼마 못가 죽었다. 농부도 호랑이에게 물린 상처가 깊어 죽게 되었다. 농부가 죽자 소 또한 사흘 낮밤을 안절부절하다가 그만 죽고 말았다. 이렇게 해서 의우총(義牛塚)과 함께 비까지 세워주었다.

오수리라는 이름과 함께 의견의 동상을 세우고 임금을 살렸다고 하여 고양이 석상을 쌍으로 건립하고 의우의 설화를 의우총과 비석 그리고 그림으로 남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짐승도 그러한데 하물며 사람이랴 하는 심정으로 후세사람들에게 교훈이 되도록 하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오래된 고전 맹자 첫머리에서도 나라에 이롭게 할 일이 무엇인가를 묻는 양혜왕에게 맹자는 인의가 있는데 왜 하필이면 이(利)를 말하는가고 되묻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논어에서도 일관되게 주장하는 것이 바로 의(義)다. 바람직한 인간의 행동기준은 ‘의’에 있을 뿐임을 누누이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견리사의(見利思義)하고 견위수명(見危授命)이라 하였다.

남의 위태로움을 보고 이를 구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잃거나 상해(傷害) 입은 사람을 나라가 돌보기 위해 우리는 “의사상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라는 것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법만 있으면 무엇하나! 떼법만도 못한 법이 되어 보상이라야 쥐꼬리만큼 밖에 안되는 것을! 의인이 살아야 의가 살아날 것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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