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포럼] 남부지역 소나무 병해충 초기 대응 필요
김동수 (국립산림과학원 남부산림자원연구소)
[경일포럼] 남부지역 소나무 병해충 초기 대응 필요
김동수 (국립산림과학원 남부산림자원연구소)
  • 경남일보
  • 승인 2016.10.11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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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수

우리나라의 산림면적은 637만ha로 국토면적의 약 64% 정도인데, 소나무림의 경우 1974년도에는 전체 산림의 49%인 323만㏊에 이르렀으나 최근 23%인 150만㏊로 절반 이상의 소나무가 사라졌다. 이와 같이 소나무가 이 땅에서 그 자취를 감추는 원인을 크게 5가지로 세분화해 보았다. 그 첫 번째는 숲의 자연적인 식생천이에 의한 자연감소, 두 번째는 솔잎혹파리, 솔껍질깍지벌레, 소나무재선충병과 같은 산림병해충 피해에 의한 감소, 세 번째로 매년 크고 작은 산불피해에 의한 감소, 네 번째로 지구온난화에 의한 난대림의 북상에 따른 감소, 그리고 마지막으로 사람에 의한 인위적인 피해에 의한 감소 등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경남도 산림당국에서는 “2018년까지 소나무재선충병 완전방제 실현 목표로 올 10월부터 2개월 동안 소나무재선충병 확산방지를 위한 방제작업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또한 “연말까지 재선충병 매개충의 활동이 줄어드는 시기를 맞아 피해목을 10만본 이하로 줄인다는 계획과 앞으로 관리가능한 수준의 완전방제 실현을 목표로 피해 선단지 및 단목 발생지를 중점으로 압축방제를 실시하는 등 청정지역을 점차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라는 기사를 접하면서 문득 필자는 “왜 우리나라, 특히 남부지역의 소나무들이 이렇게 수난을 당하고 있는가”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필자의 삼촌께서는 간혹 갓 초등학교 입학 후 대나무 집게와 깡통을 들고 산으로 송충이를 잡으러 갔다는 이야기를 자랑스럽게 말씀하셨다. 우리나라 소나무들이 60년대에 솔나방 피해를 많이 받았다는 것이다. 또한 70년대에 솔잎혹파리, 80년대는 솔껍질깍지벌레, 그리고 90년대부터는 소나무재선충병에 의해 지속적으로 수난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소나무와 관련된 병해충 피해는 고려, 조선조에 솔나방에 의한 피해 기록이 남아 있는데, 고려조 숙종 5년에서 7년 사이에 피해가 많아서 군사를 동원해서 송충이를 잡았다는 기록과 공민왕 이후 조선조 세종 8년까지 약 70년간 솔나방 피해에 대한 기록이 있다.

이어 솔잎혹파리는 1929년 서울과 전남 목포에서 최초로 피해가 발생한 이후 일제강점기에는 일본인들에 의해 생태조사와 임업적방제 시험이 이뤄졌으며, 70년대 후반까지 남부지역에서는 피해가 극심했다. 또한 솔껍질깍지벌레는 1963년 전남 고흥에서 최초로 발생, 80년대와 90년대 초반까지 남부지역 소나무에 극심한 피해를 끼친 후 현재까지 부산, 울산을 비롯 전·남북, 경남지역 등에 피해를 입히고 있다.

현재 전국에서 발생하고 있는 소나무재선충병도 ‘1988년 부산 금정산에서 최초로 발생했다’라는 기록에서 볼 수 있는 것과 같이 왜 하필 소나무에 치명적인 피해를 주는 해충들이 꼭 우리 남부지역에서부터 발생해 전국으로 확산되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장구한 세월 속에서 푸름을 간직하며 강건한 기상으로 우리에게 자긍심을 주던 소나무들이 지금 큰 어려움에 처해 있는 현실을 보면서 ‘소나무가 수난을 많이 당한 우리 민족과 닮았다’라는 생각과 함께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다. 이는 곧 남부지역 소나무에 대한 철저한 관리방안과 더불어 건전한 숲관리 조성기술 개발, 그리고 산림병해충 방제연구를 위한 산·학·연의 허브구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울려 해당기관뿐만 아니라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초기방제를 철저히 한다면 곧 우리나라 소나무를 지키는 원동력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김동수 (국립산림과학원 남부산림자원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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