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불 붙는 지리산 마케팅
지자체, 불 붙는 지리산 마케팅
  • 임명진
  • 승인 2016.09.28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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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리산 맑은 공기 팝니다”
지리산은 명산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국립공원으로 경남과 전남, 전북 등 3개 도와 5개 시·군이 경계를 이루고 있다. 경남의 경우 하동과 산청, 함양이 지리산과 맞닿아 있다. 전 세계로 보면 산악지형은 교통 등의 불리한 이유로 흔히 낙후지역으로 분류되곤 한다. 하지만 알프스를 가진 스위스처럼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해 막대한 경제적 부를 창출하는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 최근 항노화, 관광산업을 비롯한 친환경 농산물까지 지리산 브랜드가 뜨고 있다. 이에 본보는 3회에 걸쳐 지리산 마케팅과 관련한 사업 및 현황 등을 집중 소개한다./편집자 주
 
▲ 대원사 계곡

지리산의 맑고 깨끗한 공기를 내다파는 사업이 이르면 내년께 열릴 전망이다.

공교롭게도 인접한 산청군과 하동군이 잇따라 사업 출사표를 던지며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산청군이 첫 출발을 알렸다. 지난 7월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지리산 청정공기를 판매하는 ‘지리산 내추럴 청정에어’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후 지난 8월부터 9월까지 (사)한국환경과학회에 공기질 분석용역을 의뢰해 지리산 동부 지역에 소재한 무재치기폭포를 비롯한 청정지역 4곳의 공기질 분석을 마쳤다.

당초 사업예정지로 무재치기 폭포 인근을 주목했지만 최근에는 3곳의 포집 장소를 추가로 검토하고 있다.

 
▲ 무재치기 폭포


산청군 관계자는 “현재 사업 예정지를 면밀히 분석하고 검토하고 있다. 내년 연말 이후께 제품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철저한 품질검사를 거친 후 출시할 예정이다”면서 “산청이라는 브랜드에 어울리는 최상급의 품질로 해외수출까지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동군도 신선한 공기캔 사업에 가세했다.

해외에서 이미 공기캔 사업을 벌이고 있는 캐나다 유력업체와 지리산 화개골 청정 공기캔 상품화 사업을 위한 투자의향서를 체결했다. 상대업체는 캐나다 바이탈리티 에어사로 이미 캐나다 로키산맥의 맑은 공기를 산소캔에 담아 중국에 수출하고 있다.

지난 9월초께 공기질 분석 등 기초조사를 마친 상태다. 현재 사업파트너인 바이탈리티 에어사는 시장성 등 타당성 검토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동군 관계자는 “기초조사 결과 공기질 등에는 아무런 걸림돌이 없다. 사업파트너의 타당성 평가도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계약서 안을 마련중에 있다. 합작을 할지 공동참여를 할지, 캐나다로부터 투자계약서가 오는대로 지분 참여에 대해 본격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계획대로라면 올 연말 시제품을 생산하고 내년 초에는 국내외 시판을 위한 본격적인 제품 생산이 가능할 전망이다.

양 지자체는 엇비슷한 시기에 동일한 사업에 뛰어들면서 의도치 않는 경쟁구도에 적지 않은 부담을 느끼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복 투자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산청과 하동이 공기사업에 뛰어든 배경에는 현 군수들의 강한 사업 의지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민선 6기에 취임한 허기도 산청군수와 윤상기 하동군수는 공약사업에서부터 지리산의 청정 환경을 이용한 다각적인 사업을 구상했다.

그 결과의 하나로 청정공기 판매사업이 수년 전부터 계속 검토되어 왔다.

 
▲ 하동에서 바라보는 형제봉 지리산.


하동군 관계자는 “하동군은 국립공원인 지리산과 한려수도, 청정 1급수인 섬진강을 끼고 있다”면서 “스위스의 알프스 처럼 주어진 자연환경을 이용한 지역발전의 청사진을 꾸준히 모색해 왔다”고 말했다.

산청군 관계자도 “산청군은 도시명에서 친환경의 이미지 브랜드를 갖고 있고 이를 활용한 사업을 구상해 왔다”면서 “청정지역으로 이름높은 지리산을 활용한 사업은 필수가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양 지자체의 강한 자신감의 배경에는 공기를 파는 사업이 대동강 물을 내다 판 현대판 봉이 김선달의 사례처럼 전혀 근거가 없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중국발 미세먼지, 일본 방사능 등 세계적으로 대기오염이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이제 신선한 공기를 찾는 수요층이 늘어날 것이라는 추측이다.

공장지대가 많은 중국과 사막 위에 있는 중동 등지에는 이미 청정 공기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중국의 경우는 시장규모가 매년 급신장하고 있고 국내에서는 지난 2002년에 제주도에서 한라산 공기를 내다 파는 상업적 시도가 있었다.

당시에는 협소한 시장규모로 중단됐지만 지금은 상황이 크게 변했다는게 지자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산청군 관계자는 “산청에는 공기정화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두터운 숯층이 존재하고 있고 피톤치드 함량이 높은 편백나무와 구상나무 등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면서 “질 좋은 제품으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겠다”고 말했다.

하동군은 목통마을을 탄소없는 마을 1호로 지정하는 등 친환경 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하동군 관계자는 “이전에는 산은 교통 오지로 낙후의 대명사로 불리웠지만 지금은 다르다. 과거에는 기업유치가 지역발전의 최고의 덕목이었지만 지금은 자연이 준 최고의 선물인 지리산을 발판으로 다양한 친환경 사업들이 지리산권역의 지자체들 사이에서 추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임명진·원경복·최두열기자

 
▲ 하동군 탄소없는마을 화개 의신 계곡.
 
글 싣는 순서
1. 지리산 청정공기 상품화 추진
2. 해외 관광객 유치 박차
3. 농산물 해외 수출 다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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