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포럼] 세월 속에 책을 품다
강태완 (칼럼니스트)
[경일포럼] 세월 속에 책을 품다
강태완 (칼럼니스트)
  • 강태완
  • 승인 2016.10.16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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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계절’이다. 매년 이 맘 때면 전국 여기저기서 경쟁적으로 독서관련 행사를 한다. 그러다가도 낙엽이 떨어지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독서 열기는 식어버린다. 세월 속에서 되풀이되는 가을과 독서와의 관계를 보면, 가을은 춥지도 덥지도 않은 가장 좋은 계절이니 책을 좀 많이 읽어 보라는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계절의 특성이 있는 듯싶다.

당나라 시인 두보는“독서파만권(讀書破萬卷) 하필여유신(下筆如有神)”이라 하여 책 만 권을 읽으면 신들린 듯이 글을 쓸 수 있다고 했다. 일반인의 입장에서는 실현가능성이 거의 없다. 은퇴자라 할지라도 시력 등 신체적 한계로 1만권의 독서는 불가능할 것이다. 다만, 그 정도로 책을 많이 읽으면 지식과 사고의 폭이 넓어져 청운의 뜻을 충분히 펼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책 속에 길이 있다’는 말은 오랫동안 존재해 왔다. ‘개권유익(開卷有益)‘은 책은 펴기만 해도 유익하다는 뜻인데 요즘은 책을 펴서 읽기보다는 정보화기기로 오락과 SNS 등에 깊숙이 빠져 있어 문제다. 우리는 직접경험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유한하지만, 독서를 통해 간접경험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은 무한하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014년 10월부터 작년 9월까지 전국의 19세 이상 남녀 5000명과 초·중·고교생 3000명을 대상으로 ‘2015 국민 독서실태 조사’를 한 결과 연평균 독서율(독서인구)은 2013년보다 6.1%포인트 하락한 65.3%로 집계됐다고 한다. 성인의 연평균 독서량(9.1권)과 독서시간(평일 22.8분, 주말 25.3분)도 하락했다.

따라서 필자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경험을 통해 얻은 독서를 많이 할 수 있는 단순한 방법에 대해 제언을 하고자 한다. 먼저 책을 가까이에 비치하라는 것이다. 필자는 70년대 초반부터 책을 사서 읽은 다음 이사할 때면 사과궤짝에 신주단지처럼 책을 포장하여 책과 함께 이사(33회)를 했다. 며칠 전 이사한 집에는 거실에 작은 도서관을 꾸몄다.

다음은 독서 수준의 높낮이에 관계없이 책을 직접 구입하라는 것이다. 돈을 주고 책을 사면 안 읽을 수도 없고 버릴 수도 없을 것이다. 책에 흥미가 없는 사람은 만화책도 좋고 월간지나 계간지 등 잡지책도 좋다. 책과 친구가 되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자녀가 공부 잘해 좋은 대학가서 취직 잘하는 등 훌륭한 사람이 되기를 바라거든 부모가 책에 대해 모범을 보이라는 것이다. 자녀가 공부할 때 부모가 독서를 한다면 그보다 더 좋은 교육방법은 없을 것이다. 부모가 자녀의 거울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일평생 몇 권의 책을 읽을 수 있을까? 학생 때는 공부하느라 시간이 없어 책을 못보고, 성인이 되면 돈을 벌고 사회활동을 하느라 책 읽을 시간을 내지 못한다. 이래저래 책을 보기가 대단히 어렵다. 학생 및 군 입대 등의 기간을 제외한 25세부터 1주에 한 권 정도의 책을 읽는다면 평균수명(81.9세) 고려 시 대충 3000권 남짓한 책을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자녀에게 좋은 책 읽는 습관과 읽은 책을 남겨준다면 좋은 유산이 될 것이다. 가을뿐만 아니라 세월 속에 책을 품고 살아야만 3000여 권의 책을 읽을 수 있으니 전천후로 책을 품고 사는 방법을 배워보면 어떨까.
 
강태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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