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원칼럼] 항공산업의 도약을 기대하며….
이시중 (한국폴리텍대학 항공캠퍼스 항공기계과 교수)
[객원칼럼] 항공산업의 도약을 기대하며….
이시중 (한국폴리텍대학 항공캠퍼스 항공기계과 교수)
  • 이시중
  • 승인 2016.10.17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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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중

 

보잉사 자료에 따르면 향후 20년간 항공기 수요가 약 4만대에 이른다고 하는데 금액으로 보면 5조9000억 달러에 해당하는 규모다.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이 1만5000여 대로 가장 많을 것으로 예상되며 글로벌 시장의 10%만 점유해도 해마다 수십조 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고 한다.

지난 2월에 있었던 싱가포르 에어쇼에서 일본 미쓰비시가 개발한 MRJ와 중국상용항공기그룹(COMAC)의 ARJ21과 C919가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다고 한다. 70~90석의 중형항공기 MRJ는 일본이 지닌 첨단기술을 결집해 만든 제트여객기로 유사 경쟁기종 대비 20% 정도의 연비가 개선됐다고 한다. 1960년대에 순수 국산중형여객기 YS-11을 개발해 아시아권에서 최초로 여객기 개발에 성공한 이후 약 50년이 지나서야 새로운 여객기를 출현시키며 세계무대에 나와 일본과 미국의 항공사로부터 400여 대의 주문을 받았다고 한다. 78~90석의 중형항공기 ARJ21은 타이, 이란, 콩고로부터 주문을 받았다고 한다. 러시아의 항공산업은 중형여객기 수호이슈퍼제트(SSJ)를 개발함으로써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했다.

100인승 이상의 대형항공기 시장은 보잉과 에어버스가 세계시장을 양분해 왔고, 100인승 이하의 중형여객기 시장은 브라질의 엠브레어사와 캐나다의 봄바디어사가 장악해 왔는데 그 시장에 일본과 중국, 러시아가 도전장을 내고 대결에 나선 것이다. 기계, 전자, 소재, 소프트웨어 등 각종 산업분야의 최첨단 기술과 지식이 융합된 산업으로 5~10년의 개발기간과 막대한 개발비가 소요될 뿐 아니라 투자비의 환수와 이익이 창출되기까지 오랜 기간이 소요되는 산업의 특성으로 진입장벽이 높아 비집고 들어가기가 어려웠는데, 중국과 일본이 시장 진입에 성공한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너무 안일하게 시간만 흘려보낸 꼴이 됐다. 1990년대 중반에 추진되던 ‘한중 중형여객기 공동개발 사업’이 무산된 이후 민간여객기 개발사업은 거의 진척이 되지 못하고 있다. 현 시점에서 항공기 개발기술 수준을 살펴보면 미국과 4.8년의 격차가 있는 일본이 중국보다 근소하게 앞선 것으로 나타나고 한국의 경우 중국보다 약 4.3년이 뒤처진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우리의 국가경제 규모가 세계 10위권에 이른 상태에서도 항공산업의 매출규모는 세계시장의 0.7% 정도밖에 안되는 상황이다.

우리의 항공산업이 도약하기 위해 한·중·일 3국이 협력체계를 구축해 추진하는 국제 공동개발사업이 좋겠으나 막대한 항공기 구매시장과 여객기 개발경험을 가지고 있는 중국, 자본과 기술을 앞세운 일본의 입장에서 우리에게 큰 미련이 있을까 싶다. 국가적 차원의 과감한 투자를 전제로 아시아 여러 국가와 협력체계를 구축해 항공기 공동개발 사업을 추진하는 방안이 효과적일 것으로 생각된다. 개발경험이 부족하지만 무궁한 잠재적 시장을 확보할 수 있어 여객기 개발이 성공적으로 완수되면 힘차게 날아오를 수 있을 것이다.

 

이시중 (한국폴리텍대학 항공캠퍼스 항공기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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