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지진의 규모와 진도
오세현 (경남과학고 교장)
경주지진의 규모와 진도
오세현 (경남과학고 교장)
  • 오세현
  • 승인 2016.10.20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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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현
지난 9월 12일 저녁, 경주지방을 진원으로 하는 규모 5.1과 규모 5.8의 지진이 약 1시간 간격을 두고 연달아 일어났다. 이번 지진은 1978년 한반도에서 지진관측 이래 최대 규모란다. 경천동지(驚天動地)라는 말처럼 땅이 움직이고 집이 흔들리는 지진을 난생 처음 경험한 사람이 많았을 것이다.

엄청난 파괴력을 가진 태풍도 요즘은 그 발생에서부터 소멸에 이르기까지 세기와 방향 등 관련 정보를 비교적 소상하게 알 수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대비가 가능하지만 지진은 아직도 예측이 어렵기 때문에 가장 큰 재해로 인식된다. 이런 예기치 못한 무서운 재해가 우리에게도 현실이 되었다.

이번 경주지진 이후 많은 사람들이 지진에 관심을 갖게 되었지만 대부분 지진의 규모(magnitude=M)와 진도(seismic coefficient)를 혼동하고 있는 것 같다. 심지어 언론에서조차 ‘진도 5.8’ 혹은 ‘진도 5.8 규모’라고 보도하는 경우도 많았다. 이것은 지진의 규모만 발표되고 각 지역의 진도에 대한 정보가 제대로 제공되지 못했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그러면 지진의 규모와 진도는 어떻게 다를까? 먼저 ‘규모’는 지진 발생으로 생성된 에너지의 양을 나타낸 척도로 미국의 지진학자 리히터(Richter)가 처음 제안했다. 또, 그 지진으로 인해 생긴 진동이 고속의 지진파 형태로 땅속을 지나 인간이 생활하고 있는 지표면에까지 전파되어 지진동(地震動)을 일으킨다.

이 지진동의 척도가 바로 ‘진도’인 것이다. 따라서 규모가 작은 지진일지라도 진원에서 가까우면 진도가 크고, 규모가 큰 지진이라도 진원에서 거리가 멀면 진도는 작아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마치 와트(W)수가 큰 전구라도 거리가 먼 곳은 조명의 밝기가 어두워지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그런데 지진의 규모와 그 에너지를 계산하는 수식에 의하면 지진 규모를 나타내는 수치가 약간만 증가해도 지진 에너지는 크게 달라진다. 예를 들어 지진 규모 M이 0.2 증가하면 그 에너지가 2배로 커지고, M이 1.0 증가하면 그 에너지는 약 32배, M이 2.0 증가하면 그 에너지는 1000배 가까이 급증한다.

이번 경주지진을 겪으면서 아쉬웠던 점은 지진속보가 너무 늦게 나왔다는 점이다. 우리도 지진 발생 직후 초(秒)를 다투어 긴급지진속보를 내 보낼 수 있도록 촘촘하고도 정교한 지진관측망이 하루빨리 구축되어야겠다.
 
오세현 (경남과학고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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