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깨끗한 식수, 지금 우리가 준비해야 한다
이동찬 (경남도 재난안전건설본부장)
[특별기고] 깨끗한 식수, 지금 우리가 준비해야 한다
이동찬 (경남도 재난안전건설본부장)
  • 이동찬
  • 승인 2016.10.25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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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찬 (경남도 재난안전건설본부장)

 

100세 시대, 건강한 삶을 위해 깨끗한 물은 필수적이다. 하지만 이 같은 풍요로움을 언제까지 누릴 수 있을까. 누구도 쉽게 대답하지 못할 질문이다. 우리나라는 여름철 홍수기(6~9월)에 연간 강수량의 약 70%가 편중되는 기상학적 여건과 하천경사가 매우 급해 단시간 내 홍수 유출이 발생하는 지형학적 여건을 가지고 있다. 연도별로 강수량의 변화 폭도 커서 주기적으로 심각한 가뭄과 홍수를 겪는다. 즉 수자원관리 여건이 매우 불리해 OECD는 한국을 물 스트레스 국가로 분류하고 있다. 2009년 세계경제포럼의 ‘수자원 이니셔티브 보고서’는 “오일 쇼크(Oil Shock)가 아닌 워터 쇼크(Water Shock)에 대비할 때”라는 경고도 보내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는 물의 소중함에 대해서는 설익은 담론으로 여긴다. 물은 대체재가 아닌 한정된 필수재다. 그러기에 현재 청정지역의 물을 버리지 말고 식수로도 사용하고 홍수도 조절할 수 있는 다목적댐을 건설하는 것이 현세는 물론 후세를 위해서도 시급한 문제다. 경남도는 지난 9월 9일 기존 낙동강 물을 원수로 사용하고 있는 도민들을 위해 강물에서 댐으로 식수원을 바꿔 깨끗한 1급수를 공급하겠다는 식수정책을 발표했다. 먼저 합천조정지댐을 활용하고 중·소규모 댐을 건설해 창원, 김해, 양산, 함안 4개 시·군 170만명에게 깨끗한 1급수를 우선 공급한다. 다음으로 문정댐을 건설해 인근 지자체에도 대의적 상생차원에서 식수를 공급하기로 했다. 다시 말해 깨끗한 수자원을 확보해 현재의 식수공급 불안정성을 개선, 모두가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깨끗한 1급수를 공급하겠다는 정책인 것이다.

도의 식수정책이 발표된 후 18개 시·군의 지자체와 많은 도민들이 깨끗한 식수를 공급하겠다는 도의 정책에 이해와 공감으로 지지해 주었다. 하지만 한편에선 환경에 악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과 낙동강 물의 수질을 포기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로 반대의견을 표명하기도 한다. 국가나 지방정부에서 추진하는 정책은 언제나 관련기관, 지역주민, 시민단체 등이 서로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찬성과 반대의견이 나눠질 수밖에 없다. 복잡한 이해관계와 갈등을 슬기롭게 풀어내고 지역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정책의 성공을 이끌어낸다는 것을 우리는 경험적으로 잘 알고 있다.

다행스러운 것은 그동안 정부가 문정댐을 홍수조절용으로만 검토하며 다목적댐에 부정적 입장을 견지해 왔으나 최근에는 경남도의 공식적 건의가 있을 경우 다목적댐으로 변경을 진중하게 검토하겠다는 입장으로 바뀜에 따라 1급수 공급정책의 추진 동력을 확보하게 됐다. 깨끗하고 안전한 1급수 식수를 공급하겠다는 도의 식수정책은, 언제 어떻게 들이닥칠지 모르는 미지의 물 부족에 미리 대응하는 것이다. ‘주춧돌이 젖어 있으면 우산을 펼쳐라’는 초윤장산(礎潤張傘)의 고사성어처럼 당장 눈앞에 보이는 것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 현재와 미래세대를 위한 깨끗한 식수 확보는 지금 우리 모두가 준비해야 할 과제다.

이동찬 (경남도 재난안전건설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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