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신상국 (김해 구산초등학교 교장)
독서
신상국 (김해 구산초등학교 교장)
  • 신상국
  • 승인 2016.10.12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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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국
우리는 세상을 살면서 수많은 경험을 한다. 이처럼 우리는 경험을 통해 세상을 살아가지만, 모든 것을 자신이 모두 경험할 수 없는 것 또한 사실이다. 만약 우리가 살아가면서 알아야 할 것이 자신의 직접경험을 통해서만 된다면, 우리의 앎이라는 것은 지극히 보잘것없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간접경험이라는 또 하나의 세계가 존재한다.

사람은 내가 꼭 하지 않아도 다른 사람의 경험이나 생각을 빌려서 나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를 통해 또 다른 세계를 경험하고, 사물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독서는 중요하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책 속에 있는 사실, 생각이나 느낌, 가치관 등을 읽고 느끼면서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보다 나은 ‘합리적인 사람’으로 나아가기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옛날 사람들은 독서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을까. 먼저 독서하는 방법에 대해 주희는 독서삼도(讀書三到)를 말하고 있다. 독서삼도는 구도(口到), 안도(眼到), 심도(心到)를 말한다. 책을 읽을 때 입으로 잡담하지 말고, 눈은 오로지 책에만 집중하며, 마음으로 책의 내용을 몇 번이고 숙독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 책에 담긴 내용을 알 수 있다는 말이다.

한마디로 독서를 한다는 것은 온 정신을 집중한다는 것과 같다. 옆 사람과 떠들어가면서, 혹은 눈이 텔레비전 화면을 오가면서, 마음은 집밖 놀이터에 가 있으면서 책을 본다면, 책의 내용이 머리에 들어올 리가 없다. 입, 눈, 마음을 한곳으로 모은다는 것은 정신을 집중한다는 것으로 집중이란 어떤 곳에 몰입하는 과정이다.

율곡 선생도 ‘격몽요결’에서 입으로만 책을 읽고(口讀), 마음으로 느끼지 못하고(心不體), 실천하지 못하면(身不行) 책은 책이고(書自書), 나는 나일 따름(我自我)이라고 했다. 즉 집중해 책을 읽은 다음 그것이 실천의 장으로 옮겨져야 한다는 점을 말하고 있다.

독서는 결국 책의 내용을 자신의 몸에 붙이는 작업이다. 벽에 타일이 잘 붙느냐 아니냐는 사용한 접착제에 따라 달라진다. 이처럼 책에서 읽은 내용이 내 몸에 잘 붙도록 하는 접착제는 바로 ‘정신집중’이라고 볼 수 있다.
신상국 (김해 구산초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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