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아닌 ‘최순실 정부’였나, 국민 부끄럽다
박근혜 정부 아닌 ‘최순실 정부’였나, 국민 부끄럽다
  • 경남일보
  • 승인 2016.10.26 10: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전은 물론 취임 후 상당 기간 최순실씨에게 연설과 홍보에 관한 의견을 물었던 사실을 인정, 사과했다. “좀 더 꼼꼼하게 챙겨보고자 하는 순수한 마음”에서 한 일이라고 했다. 하나 불과 몇 시간도 안 돼 최씨가 연설·홍보만이 아닌 국정 여러 분야에 관여했다는 사실이 언론 보도로 속속 드러났다. 야당의 내각 총사퇴 요구 속에 포털사이트도 ‘박근혜 탄핵’과 ‘하야’가 수위에 오를 정도로 국민의 충격은 크다. 1년 4개월 남은 대통령의 ‘권위’가 유지될 수 있을지 걱정이다.

지금 안보와 경제의 복합 위기에 빠진 중에 대통령이란 직위 자체까지 공백이 될 경우 국가적 재난을 감당할 수 없다. 대통령, 여당, 야당 모두가 나라를 지키고 이 위기를 넘기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숙고해야 한다. 분노하는 국민 앞에서 짤막한 입장만 발표한 뒤 질의응답조차 받지 않으면서 국론 결집과 국민 단합, 초당적 국정협조를 요청하는 건 이해할 수 없다.

박 대통령은 이젠 결심해야 한다. 대통령의 ‘영(令)’이 설 수 없다. 단순한 레임덕이 아니다. 국정운영 권능의 붕괴사태다. 박 대통령은 국내 정치에서 완전히 손을 떼겠다고 선언, 분명한 행동으로 여당을 탈당해야 한다. 청와대, 내각도 개편해야 한다. 대선도 관심을 버리고 중립적 관리역할로 남을 것을 천명해야 한다. 현 사태로 대선에 개입한다는 것 자체가 허망한 일이다.

정국이 요동치는 최순실 비선실세 문제는 한 민간인의 부정비리 차원을 넘어섰다. 국민들은 도대체 이게 ‘정상적인 정부’냐며 분노하고 있다. 호가호위를 넘어 헌정질서를 뒤흔든 국기문란 행위다. 국정운영시스템이 무너졌다는 점에서 민주주의 존립을 위협하는 중대한 도전이다. 박근혜 정부가 아닌 ‘최순실 정부’였나, 참으로 국민은 부끄럽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