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그 아이
[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그 아이
  • 경남일보
  • 승인 2016.10.27 10: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clip20161027100337

 

[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그 아이

노란 탱자

돌팔매질하며

얼쩡거리던 날



괜스레 그 아이 생각난다



-이채구(시인)



옛날이 지금보다 나은 이유는 뭔가가 하나 더 있기 때문이다(패트 빅셀). 기억의 내부에 저장되었다가 어느 날 문득 떠오르기도 하는 ‘추억’말이다. 오늘은 저 울타리에 매달린 노란 탱자 속, 내게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던 그 아이가 불쑥 생각났던 것일까. 그래, 어쩌면 내(우리) 유년의 첫사랑 같은 이미지인지도 모르겠다. 얼쩡거린다는 시어가 뭘 의미하는지 가슴이 먼저 왈칵 느끼는 걸 보면 말이다. 주위를 맴돌다 혹여나 맘을 들키기라도 할까 봐 아닌 척할 방법밖에. 다가가는 방법을 알 리가 없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한 손 가득 쥐었던 노란 탱자는 노을 속으로 힘껏 던졌겠지. 땅거미 지는 길따라 괜스레 돌부리만 걷어찼겠지. 시큼 떨떠름한 탱자 향기 탁탁 털며…./천융희 ·《시와경계》 편집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