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다문화가정 합동결혼식] 거제 박재형·라오 엠마린 부부
“사랑합니다. 약속합니다.”
27일 ‘LH 나눔 합동결혼식’에서 18쌍을 대표로 아내에게 편지를 낭독한 박재형(40)씨의 눈가는 촉촉히 젖었고 목소리는 잠겼다.
필리핀에서 어학연수를 하다 아내 라오 엠마린(32)을 만났다. 현지 적응에 어려움을 겪으면 주변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할 때 아내가 다가왔다. 박씨는 “한국에서 제약회사를 다녔는데 영업에 스트레스가 많았고 어머니께서도 갑작스럽게 사고로 돌아가셔서 일을 그만두고 필리핀으로 어학연수를 떠나게 됐다”며 “그곳에서 아내를 만나자마자 먼저 적극적으로 대시했다”고 말했다. 아내를 만나자 머나먼 타국에서 혼자라고 생각했던 박씨에게 새로운 변화가 일어났다.
박씨가 댕기열에 걸려 건강이 악화됐을 때 아내는 정성으로 간호했고 처가식구들은 모두 가족처럼 대했다. 특히 박씨는 농장 관리는 물론 가게와 집안일까지 돌보시는 장모님을 보고 어머니의 모습을 떠올렸다. 타국에서 또 다른 가족을 만났다고 생각했다.
그는 “어렵지만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용기를 준 아내에게 행복한 이벤트를 선물해 주고 싶었다. 그동안 결혼식을 올리지 못해 아내에게 항상 미안했는데 LH 덕분에 마음의 짐을 덜었다”며 “결혼식을 계기로 그동안의 불행이 씻겨져 나가고 앞으로 좋은 일만 생겨 아내가 행복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성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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