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야, 문제는 민심이야
바보야, 문제는 민심이야
  • 이홍구
  • 승인 2016.10.30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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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구(창원총국장)
1992년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였던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It's the economy, stupid).”라는 구호를 내세웠다. 이 정치적 수사는 생활고에 지친 유권자들의 마음을 파고들었다. 덕분에 빌 클린턴은 당시 현직 대통령인 조지 부시 공화당 후보를 누르고 승리를 따냈다.

▶24년 후 대선을 불과 10여 일 앞둔 미국. 기업인 출신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가 “문제는 경제야”라며 도전자의 단골메뉴를 들고 나왔다. 이에 클린턴 전 대통령의 부인 힐러리 클린턴은 “문제는 정치”라며 역공을 취하고 있다.

▶선거판에서 후보의 유·불리에 따라 경제나 정치, 어느 한 부분만 강조할 순 있다. 하지만 정치와 경제는 따로 분리된 현상이 아니다. 정치가 죽을 쑤는데 경제만 홀로 잘 나가는 경우는 드물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국민들이 ‘나라가 잘못가고 있다’고 느끼는 것은 정치·경제의 동반몰락을 체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분명한 사실은 추락하는 한국경제의 위기를 정치가 가속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최순실 사태로 야기된 정국 혼란은 총체적 위기에 놓여있는 우리 경제를 더 큰 수렁으로 밀어넣고 있다. 경제를 총괄할 ‘콘트롤타워’는 이미 실종됐다. 대한민국이라는 배가 망망대해에서 표류하고 있지만 선장은 보이질 않고 선상반란의 조짐만 가득하다. 과연 2016년 현재의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며 주권은 국민에게 있는가? 국민들은 참혹한 심정으로 헌법전문을 되뇌이고 있다. 대통령을 비롯한 모든 정치인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은 단 하나다. “바보야, 문제는 민심이야”.

이홍구(
창원총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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