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일 학생운동 애국지사 정규섭 선생 별세
항일 학생운동 애국지사 정규섭 선생 별세
  • 정희성
  • 승인 2016.11.07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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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출생…中 2때 광명회 조직
국내에서 항일 학생운동을 한 애국지사 정규섭<사진> 선생이 7일 오전 별세했다. 향년 88세.

1928년 진주에서 태어한 정규섭 선생은 1943년 진주공립중학교 재학 중 박노근, 하익봉, 김상훈, 강필진 등과 광명회(光明會)를 조직했다. 이들은 독서 모임 성격의 이 단체에서 우리 역사를 공부하고 토론하면서 일제에 저항할 수 있는 투쟁 방식을 도모하기로 결의했다. 광명회 회원인 박노근의 아버지와 하익봉의 삼촌이 독립군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모두 졸업 후에는 독립군에 가담할 것을 약속했다.

그러던 중 선생은 패전 막바지에 처한 일제의 민족말살정책이 심해진 1944년 9월 진주공립중학교 학생들과 진해비행장 건설공사를 위한 강제 노역에 동원돼, 천막으로 지은 막사에서 공동숙식을 하며 온갖 중노동에 시달렸다.

광명회 회원들은 노역에 동원된 학생들에게 우리말 사용을 생활화할 것과 독립군의 활약상을 전파하는 등 민족의식 고취를 위해 활동하다가 같은 달 일본헌병대에 체포됐다. 선생은 진해 헌병대에서 약 40일 동안 구금되어 온갖 체벌과 고문을 당했다. 정규섭 선생은 살아 생전 “몽둥이로 엉덩이를 50대 이상 맞았다. 제일 아픈 것은 손가락사이에 연필을 넣고 누르는 것이었다. 부러질 듯 아팠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1944년 11월 7명의 동지와 이른바 치안유지법 위반으로 부산형무소에 투옥되어 9개월 동안 옥고를 치렀다. 해방 직전 병보석으로 풀려난 선생은 교단에서 한민족이 겪었던 수난의 역사를 가르쳤다. 또 진주향교 전교를 맡아 인재육성에 힘썼다.

김문재 경남서부보훈지청장은 “서부경남에서 유일하게 생존해 계시던 애국열사였는데 안타깝다”며 애도를 표했다.

정부는 선생의 공훈을 기려 지난 2010년 대통령 표창을 수여했다. 유족으로 5남 1녀가 있다. 발인은 11일 오전 8시이며 장지는 대전현충원 애국지사묘역, 빈소는 진주 경상대학병원 장례식장 101호실이다. 정규섭 선생의 사망으로 도내 생존 애국지사는 위제하(1920~, 김해)선생 혼자만 남게 됐다.

한편 애국지사는 일제강점기의 국권침탈 전후로부터 1945년 8월 14일까지 국내외에서 독립운동을 하고 그 공로로 건국훈장·건국포장 또는 대통령 표창을 받은 유공자를 지칭한다.

정희성기자



 
사본 -정규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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