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칼럼] 지식인의 책무
양청 (경상대학교 학보사 편집국장)
[대학생칼럼] 지식인의 책무
양청 (경상대학교 학보사 편집국장)
  • 경남일보
  • 승인 2016.11.09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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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전국적으로 떠들썩한 문제가 있다. 한 나라의 지도자가 사소한 결정조차 스스로 내리지 못하고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만 했다는 것을 사실로 받아들여야 하는 충격은 너무도 크다. 지극히 평범한 일반인의 신분인 그 누군가가 온갖 권력을 틀어쥐고 여기저기 행사했다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마치 양파처럼 까면 깔수록 등장하는 충격적인 진실 앞에 전 국민이 허탈감과 상실감을 느끼는 것은 참으로 당연한 일이다.

그렇기에 더욱 사람들은 이 거대한 잘못을 비판하기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방송, 신문 등의 언론매체에서는 하루빨리 지도자의 사과를 촉구했으며, 이와 관련된 사실 보도는 만화, 개그 프로그램, 짧은 동영상 등으로 재탄생해 온갖 비판과 풍자의 대상이 됐다. 국민에게 허무감만을 안겨준 지도자의 사과는 유행어 아닌 유행어로 오르내리는 중이다. 그리고 이러한 지도자의 책임을 ‘하야(下野)’라는 방식으로 묻기 위해 여러 단체의 시위와 집회, 시국선언의 움직임은 끊이지 않고 있다.

단체마다, 심지어는 수능을 얼마 남겨 두지 않은 학생들마저 시위를 열고 있다. 우리 대학 교수회 역시 익명으로 시국 선언문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정작 우리 대학 학생들의 목소리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현재 벌어지는 중요한 이슈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것은 특정한 정치적 성향을 드러내는 것과 관계가 없다. 또한 사회적 문제나 현안을 비판하는 것을 두고 경솔한 행동이라고 비판해서도 안 된다. 전국 곳곳에서 집회가 열리고 대학가에서 연일 시국선언이 이어지고 있는 이 순간, 학생을 대표하는 주최측에서 망설일 이유는 딱히 없는 것이다.

대학은 단순히 학점을 관리하고 취업 스펙을 쌓기 위해 존재하는 장소가 아니다. 지식의 산실인 대학에서 사회적 문제에 관해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않는 것은 대학생이기 이전에 ‘지식인’이 지닌 책임과도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2016년의 대한민국이 무엇 때문에 잘못됐는지 모르는 대학생은 없을 것이다. 공부하는 학생이지만 분명 사회의 한 구성원이므로 나와 또 세상과 관련된 문제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고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떠한 방식으로 우리의 목소리를 내어야 하는지가 과제로 남은 11월이다.
 
양청 (경상대학교 학보사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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