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포럼] 인간이 만든 가장 효율적인 이동 수단
박남창 (농학박사·남부산림자원연구소 자문위원)
[경일포럼] 인간이 만든 가장 효율적인 이동 수단
박남창 (농학박사·남부산림자원연구소 자문위원)
  • 경남일보
  • 승인 2016.11.08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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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어린 시절, 이웃집 아이가 아버지께서 사주신 세발자전거를 타고 한껏 폼을 재면서 동네를 누비는 모습을 부러워하곤 했다. 어찌나 그 세발자전거가 타고 싶었는지 그 아이가 잠깐이라도 자리를 비울 때면 친구들끼리 서로 자전거를 타보려 자리다툼을 벌이곤 했다. 세월이 많이 흐른 지금에도 자전거에 관한 추억이 떠오르곤 한다.

자전거는 21세기 ‘녹색성장’이라는 화두와 함께 ‘자전거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 제정을 시작으로 친환경 교통정책 기조 아래 전국적으로 그 이용이 꾸준히 확대돼 왔다. 어떻게 보면 자전거야말로 인간이 발명한 가장 효율적인 이동수단이 아닐까. 스페인 출신의 유명한 철학자 가세트는 자전거에 대해 “최소의 비용으로 최고의 힘을 얻어 보다 빨리가기 위해 고안된 인간 정신의 창조물”이라는 찬사를 보냈다. 실제로도 자전거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이동수단 가운데 에너지 효율이 가장 뛰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한 사람이 1마일을 이동할 때 소비되는 에너지를 비교해 보면, 자동차가 1860Cal, 보행이 100Cal인데 반해 자전거의 경우에는 35Cal라고 한다.

그렇다면 자전거는 어떻게 발명됐을까. 두 개의 바퀴를 연결해 움직이는 장치는 기원전부터 사용됐지만, 자전거와 같이 보행을 돕기 위한 탈 것은 18세기 말 자전거의 시조라고 알려진 프랑스의 시브락이 만든 ‘셀레리페르’를 꼽는다. 핸들이 장착된 최초의 자전거는 1817년에 독일의 드라이스에 의해 고안됐다. 당시에 드라이스는 바덴 대공화국의 산림을 감독하는 책임자로 있었는데, 광활한 지역을 터벅거리며 걸어다니는 것에 불편을 느끼고 ‘운전할 수 있는 달리는 기계’에 도전했다. 이때까지도 페달이 아닌 발로 땅을 차서 움직이는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페달로 바퀴를 돌리는 자전거는 스코틀랜드의 대장장이 맥밀런이 1839년에 처음 개발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에도 많은 기술자들이 페달이 장착된 자전거에 도전했는데, 상업적으로 성공한 것은 프랑스의 대장장이 미쇼가 1861년에 만든 벨로시페드였다. 이후 1868년을 전후로 유럽에서 자전거가 널리 유행되기 시작했으며, 영국에서 자전거(bicycle)란 용어가 공식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도 1868년이었다. 하지만 이때까지도 오늘날과 달리 앞바퀴가 큰 자전거가 보통 자전거였던 셈이다.

오늘날의 자전거처럼 두 바퀴의 크기를 비슷하게 만든 안전 자전거는 영국의 해리 로슨이 1876년에 최초로 고안, 1879년에 바이시클릿(소형 자전거라는 뜻)이란 이름으로 특허를 받았다. 1890년대에 들어와 자전거 산업은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했다. 이전의 자전거가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의 전유물이었다면, 이제는 거의 모든 집단이 사용하는 매우 일상적인 이동수단이 된 것이다. 우리나라에 도입된 최초의 자전거는 윤치호가 미국에서 가져온 것으로 전해지는데, 정확한 시기가 1883년인지 1895년인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한다.

최근 자전거에 대한 이용 활성화 정책현황과 개선방향에 대해 많은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필자는 개선방향 중 무엇보다도 자전거정책에 대한 시민단체와 관계당국에서의 정기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하려 한다. 또한 자전거 이용자 대상집단에 혜택이 돌아가고 있는가를 살펴보아야 한다는 의견에 적극적인 시민참여 의식을 발휘하면서 가족과 함께 또는 자전거 동호인들과 남강을 따라 라이딩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박남창 (농학박사·남부산림자원연구소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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