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숙씨의 사콤달근 밥차 ‘대추차’
현숙씨의 사콤달근 밥차 ‘대추차’
  • 김지원·박현영 미디어기자
  • 승인 2016.11.06 02: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겨울 문을 열고 달콤한 대추차 한 잔
대추를 푹 고아서 만든 대추차에 말린 대추와 잣을 고명으로 얹었다. 부피감 있는 음료라 든든하게 속을 채워준다. 
동영상 레시피 보기 

벌써 입동이 지났다. 가을 추위가 제법이네 하는 사이에 절기는 어느새 겨울로 들어선 것. 갑자기 다가온 추위에 코끝이 찡해지고 어깨가 움츠려들 때 따뜻한 차 한잔 만큼 반가운 것이 있을까.

 아침길을 달려 찾아간 현숙씨의 차실에 달콤한 대추차 향기가 가득하다. 대추는 가을 열매다. 엄지손가락만한 연두색 열매는 추석 즈음부터 수확하기 시작한다. 연두색 열매에 빨간 반점이 나타나 이내 짙은 붉은 색으로 익는다. 초록빛 도는 열매는 씹으면 아삭한 과육이 단맛을 내지만 현숙씨는 생대추를 많이 먹으면 몸에서 열이나 좋지 않다고 했다.

 대추는 원래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성질이 있다. 빨갛게 익은 대추는 쪼글쪼글해지도록 말려서 음식에 넣거나 약용으로도 흔히 쓰인다. 비타민C가 사과의 80배라는 대추는 콜라겐, 미네랄 플라보노이드 등 면역력을 강화시켜주는 성분도 많이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추를 보고도 먹지 않으면 늙는다’는 옛말이 있듯이 베타카로틴도 풍부한 대추는 노화방지에도 좋은 열매다. 호흡기에 좋아 감기증상에도 대추차는 흔한 민간처방이다. 특히 대추는 따뜻한 성질 덕분에 손발이 찬 여성들에게 좋은 음식으로 인기를 누린다.

 대추는 수확해서 햇볕에 15일 정도 널어서 말린다. 쪼글쪼글 해진 대추를 푹 끓이고 치대서 과육만 발라내서 대추고를 만들어두면 겨우내 따뜻한 대추차를 즐길 수 있다. 흔히 대추고라고 부르는데 전통향토 음식용어사전에서는 보이질 않고 대신 대추곰이라는 음료가 소개되어 있다. 대추를 푹 고아서 만드는 찹쌀가루를 넣어 걸죽하게 끓여 먹는 음료라는데 지역마다 곰-고음-고리-고임 등으로 변조되어 불리는 모양이다. 찹쌀가루만 빼면 대추고와 방식이 같은 것으로 보아 지역마다 조금씩 다르게 조리되는 대추차의 방식으로 보인다.



 
올 가을 수확한 대추는 망에 넣어 햇볕에 널어 보름정도 말려두었다가 차로도 만들고 음식이나 약재에 보태쓰기도 한다.


 대추고 재료의 주인공은 대추와 물. 여기에 생강, 계피, 감초를 넣어 향을 더한다. 끓일 때 정종을 소주잔으로 한잔 넣고 배와 꿀, 소금을 넣어 간을 맞춘다.

 대추는 말리는 동안 먼지가 묻을 수 있으므로 살짝 데쳐서 사용한다. 끓는 물에 대추를 넣고 1분 가량 저어주다가 찬물에 헹궈 다시 솥에 앉힌다. 말린 대추는 헹구고 끓이는 동안 탱탱하게 물을 먹는다. 탱탱해진 대추는 끓이면 과육과 껍질을 분리하기 쉬워진다.

 대추 1㎏에 물 8ℓ, 생강 한쪽(30g)을 편으로 썰어넣고, 계피를 2~3조각(100g) 넣는다. 계피가루가 아닌 껍질형태의 계피를 넣고 같이 끓여 향을 내는데 사용한다. 달콤한 맛을 내는 감초는 2~3조각(30g) 넣어주면 적당하다. 정종 한잔까지 재료를 모두 넣고 끓인다. 처음 끓어 오르고 나면 중불로 바꿔 1시간 가량을 푹 끓인 후 씨를 뺀 배를 1개 큼직하게 썰어 넣고 소금으로 간을 한다. 꿀을 넣어 단맛을 더해줘도 좋고, 시럽을 넣어 윤기를 더해주는 것도 좋다. 나머지 재료들을 다 넣고 나면 다시 2시간가량 중불로 계속 끓인다. 이렇게 3시간 가량 끓인 대추차에서 맑은 차를 먼저 걸러내고 건더기는 채반에 받쳐 생강이나 계피 등을 걷어내고 과육을 으깬다. 껍질과 씨가 섞여있는 과육에 생수 2ℓ를 부어가며 채에서 걸러내면 걸죽하게 고아진 대추고를 얻을 수 있다. 미리 따라냈던 맑은 차는 바로 마셔도 좋고 대추고에 합쳐서 차로 즐길 수도 있다.

 중불로 3시간 고아 낸 대추과육은 부드럽고 달콤한 맛이 난다. 함께 곁들인 감초와 꿀, 배 덕에 달콤함은 더해지고 계피향은 향긋하다. 사과쨈을 1큰술 더해주는 것도 깊을 맛을 내는 비법이다. 밭에서 갓 뽑아다 넣은 생강 한쪽도 대추차 향을 한껏 올려준다. 완성된 차는 소독한 병에 넣어서 냉장고에 보관하면 된다.

 쌀쌀한 아침, 따끈하게 데워 마시면 감기 걱정 없이 겨울을 너끈히 지낼 수 있을것 같은 건강음료 대추차. 쪼글쪼글한 대추를 돌돌 말아서 얇게 썰어낸 꽃모양의 대추와 잣을 고명으로 곁들이면 눈이 먼저 즐겁다. 부드러운 식감을 자랑하는 대추차는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대추의 효능을 한껏 발휘한다. 이번주 밥차는 다가올 겨울을 대비해 대추차를 지금 만들어보라는 가을편지를 전한다.  
김지원·박현영 미디어기자



 
말린대추를 썰어서 꿀에 절여두었다가 뜨거운 물을 타서 마시면 맑은 대추차로도 즐길 수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