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서 가장 오래된, 소장유물 가장 많은 박물관
경남에서 가장 오래된 박물관은 어디일까. 소장 유물이 또 가장 많은 곳은 어디일까.
이 궁금증의 정답은 밀양을 찾으면 쉽게 알 수 있다.
밀양시 교동에 위치하고 있는 밀양시립박물관은 도내 공립 박물관으로는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직하고 있으며 소장 유물 또한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곳이다.
특히 이 박물관은 밀양독립운동기념관과 화석전시관도 함께 운영하고 있어 문화적, 정신적, 오락적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밀양시립박물관은 낙동강 유역을 중심으로 밀양의 문화와 역사를 조명하기 위해 밀양의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들을 선사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전시하고 있다.
지난 13일 취재를 위해 박물관을 찾았을 때는 이미 한 가족이 관람을 마치고 나오고 있었다. 우연히 이들 가족의 이야기를 들었는데 입장료에 관해 말하고 있었다.
“처음에 입장료 1000원 받는다고 시립박물관이 입장료 있다고 투덜거린거 기억나요”라고 아내가 묻자 남편이 “내가 그랬어(웃음). 1000원 더 내라고 해도 내겠어. 깔끔하게 잘 되어 있네. 볼 것도 많고”라고 답했다.
이들의 말에 기대을 품고 박물관 내부에 들어섰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역사·민속실이었다. 박물관 중앙에 위치하고 있어 박물관 입구를 지나 처음 마주하게 된다.
박물관 오른편에 있는 밀양독립운동기념관도 눈에 띄었다. 또 왼쪽에 위치하고 있는 화석전시관 역시 관심이 갔다.
하지만 이내 정신을 차리고 입장료를 내고 역사·민속실 탐방에 나섰다.
이 곳에서는 약 2만년 전의 구석기 유적인 밀양 고례리 유적과 변진 24국 중의 하나로 강력한 세력을 형성했던 미리미동국시대 등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밀양의 변천사를 확인할 수 있는 각양각색의 유물들이 전시돼 있었다.
충절과 학문의 고장으로 이름 높았던 밀양은 훌륭한 인물들을 많이 배출했는데 2층 유학·서화실을 방문하면 왜 이런 인물들이 많이 배출됐는지 알 수 있다.
유학·서화실에는 밀양의 옛 교육기관을 모형으로 전시하고 있고 밀양지역의 서당과 서원, 향교 등에 대한 자료들도 전시하고 있어 선비의 고장으로 알려진 밀양을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이 전시실에는 밀양시립박물관만의 독창성이 돋보이는 수장고를 국내 최초로 전시형수장고로 만들어 공개하고 있어 유적들이 어떻게 보관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이 전시형수장고는 1825년부터 1943년까지 밀양지역에서 간행한 점필재집, 소눌선생문집 등 48종 5619매의 책판을 수장·전시하고 있다.
밀양의 역사와 문화를 확인 했다면 이제 우리 인류의 역사에 대해 살펴 볼 시간이다.
1층과 2층을 연결해 하나의 전시실로 꾸며진 화석전시관은 2층 유학·서화실 탐방 후 자연스럽게 이어지게 운영되고 있다.
화석전시관에는 선캄브리아시대, 고생대 중생대, 신생대에 살았던 식물화석, 시조새를 비롯한 다양한 종류의 어류화석, 익룡과 공룡 등의 전신 골격이 전시돼 아이들이게 각광받는 곳이다.
또 경상누층에 해당하는 밀양지역의 지질과 암석들도 전시하고 있어 밀양의 지층 구조에 대해서도 살펴 볼 수 있다.
문화적으로 오락적으로 즐겼다면 이제는 정신을 가다듬을 차례이다.
밀양독립운동기념관에는 밀양의 주요 3·1만셍운동의 축소 모형과 자료들이 전시돼 있고 밀양경찰서 폭탄투척 사건, 항일비밀결사조직인 의열단의 활동과 조선의용대가 펼쳤던 항일독립운동의 활약상을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독립을 위해 온 몸으로 항거했던 선열들의 뜨거운 심장과 염원을 느껴볼 수 있다.
김영훈기자 hoon@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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