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칼럼] 아! 대한민국
박춘덕 (창원시의원)
[의정칼럼] 아! 대한민국
박춘덕 (창원시의원)
  • 경남일보
  • 승인 2016.11.15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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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정당 구조가 출발부터 이념보다는 인물 중심으로 형성되어 왔다. 특히 군부가 정권을 장악한 뒤로 실세인 대통령 한 사람의 눈치 보기에 급급하다. 정당을 통해 지도자에게 잘 보여 자기의 정치적 출세를 도모하려는 사적 이해에만 골몰하였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한국의 정당 구조는 보수와 진보라는 두 개의 부류로 나뉠 수가 없었다.

이러한 정당의 이념적 취약성은 현대 민주주의에 있어서 정당의 역할 감소와 함께 더 가중되고 있다. 초기 자본주의 시대에는 국민의 이해관계가 자본가와 노동자 사이에 큰 차이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정당도 국민의 양분된 이해관계에 따라 이념적으로 크게 양분될 수 있었다. 그러나 자본주의의 계속적인 쇄신, 복지정책의 활성화, 경제적 발전 그리고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 등은 소위 다원화 사회를 형성하게 되었다.

국민의 이해관계도 다양하게 변화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현상은 정당의 구조에도 영향을 미쳤으니 표를 얻기 위해 이념적 편협성을 벗어난 백화점식 정책 나열 정당 혹은 포괄적 정당으로 변모해 갔다. 한마디로 보수나 진보의 가치 어느 하나에 얽매인 것이 아니라 사안별로 보다 많은 표를 얻을 수 있는 쪽으로 그들의 정책을 조정하여 갔다는 것이다.

감성적 정치의 장에서는 정치적인 반대파들을 비방하고 매도하는 일이 속출할 수밖에 없다. 선거의 승리만을 위하여 정치는 정책이 실종되고 인신공격만 난무하는 퇴행성이 사라지기가 어렵다. 한국의 정치 세력들은 스스로 보수 혹은 진보로 자신들을 대변하고 있지만 실제 내용상으로는 별반 차이를 보이지 못하고 정치 세력들 간에 반대만을 일삼는 안타까운 처지에 놓여 있는 것이다.

오직 자기의 주장만이 가장 옳은 것이며 상대방의 주장은 터무니없는 것으로 격하시키기 일쑤이다. TV토론에 나와서 상대방의 주장을 의미 있게 받아들이는 정치인은 아무도 없다. 오직 자기주장과 소속정당만이 유일한 해결책인 양 자기 논리만 강조한다. 이러한 일방적 자세야말로 건전한 토론을 통한 합리적 경쟁을 저해하는 핵심요인이다.

최근에 빈번해진 촛불시위도 자세히 관찰하면 때로는 타협이 배제된 채 자기주장만을 강조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촛불시위에 관한 연구는 현대 민주주의에 있어서 정당의 역할 감소, 시민단체의 활동 강화, 인터넷 등을 통한 정보공유의 확대, 한국적인 정치문화의 특성 등 다양한 입장에서 새롭게 논의되어야 할 것이다. 여기에서 지적하는 것은 원인이 어디에 있든 자기주장만이 옳다는 혹은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믿음은 자기주장 관철만이 유일한 목적이 되어 그 실현을 위한 수단이나 방법이 고려되지 않기 쉽다는 점이다.

자국의 정치적 갈등 속에서 상대방에 대한 퇴행적인 적개심은 국민 통합을 저해하여 불필요한 국력 소모만을 가중시킬 뿐만 아니라 자기주장의 관철이라는 목적에만 집착하면 우리가 가장 큰 가치로 인정하고 있는 민주주의의 절차가 파괴되는 것이다.
 
박춘덕 (창원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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