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포럼]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에 필요한 두 가지 선결조건
김정섭 (부산대학교 교육학과 교수)
[경일포럼]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에 필요한 두 가지 선결조건
김정섭 (부산대학교 교육학과 교수)
  • 경남일보
  • 승인 2016.11.24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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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2017년 3월부터 2015 개정 교육과정을 초등학교 1, 2학년에게 적용하기 시작하고, 이를 점진적으로 확대해 2020년부터는 초·중·고 학생들 모두에게 적용한다. 새로운 2015 교육과정은 고등학교에서 학생을 문·이과반으로 나누지 않고 통합함으로써 학생을 바른 인성을 갖춘 창의·융합형 인재로 키우는 것을 목적으로 삼기 때문에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으로 불리기도 한다.

교육부에서 제시하는 창의·융합형 인재는 ‘인문학적 상상력과 과학기술 창조력을 갖추고 바른 인성을 겸비해 새로운 지식을 창조하고 다양한 지식을 융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사람’을 가리킨다. 새로운 교육과정은 미래의 인재가 갖춰야 하는 역량으로 의사소통, 자기관리, 창의적 사고, 심미적 감성, 지식정보처리, 공동체 역량으로 나눠 이를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새로운 교육과정은 ‘핵심역량 교육과정’이라고도 불린다.

내년부터 적용되기 시작하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은 학습경험의 질을 높이기 위해 학생들이 배워야 할 교육내용을 감축한다는 것, 학생들이 학습의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도록 자기주도적 학습기회를 확대하는 것, 학생이 자신의 학습과정과 전략에 대해 스스로 평가하는 기회를 준다는 것과 같은 세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특징에 공통적으로 포함된 것은 교육의 초점이 교사중심의 교수활동에서 학생중심의 학습활동으로 옮겨졌다는 것이다. 이러한 전환은 21세기 사회가 산업화 시대에서 지식정보화 시대로 바뀐 것을 반영하는 것이다. 결국 2015 개정 교육과정은 학생들의 자기주도적 학습력을 얼마나 높일 수 있느냐에 따라 그 성패가 결정된다.

새롭게 등장할 2015 개정 교육과정이 그 목적을 성공적으로 달성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선결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첫째, 교사는 새로운 교육과정의 목적과 취지가 교사의 수업역량보다 학생의 학습역량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사실을 명확히 이해하고 실천해야 한다. 교사의 수업역량이 학생의 학습을 보장하지 못하는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오랜 기간 동안 교사의 수업역량을 높이는데 너무 많은 시간과 돈을 낭비했다.

이제는 학생의 학습역량을 향상시키는 것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에너지를 집중해야 할 때가 됐다. 교육부와 교육청에서는 교사의 수업역량을 향상시키기 위한 연수보다 새로운 교육과정의 기본철학을 이해시키기 위한 연수를 더 많이 개최해야 한다. 교사가 기존의 수업이론을 버리지 않은 상태에서 새로운 교수법을 배우는 것은 양복을 입은 상태에서 한복을 입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둘째, 학생들도 새로운 교육과정에서 요구하는 핵심역량을 습득하기 위한 자기주도적 학습력을 향상시키고 실제로 적용해야 한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은 학생을 학습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시킬 것을 요구하므로 이제 교사들은 학생을 수업에 적극 참여하도록 이끌 수 있는 활동을 중심으로 교과를 재구성해야 한다. 더 나아가 학생들도 자발적으로 학습활동에 참여해야 한다. 교사가 새로운 교수법을 적용할 때 학생들은 예전의 수동적 학습태도를 그대로 가지고 있다면, 교사는 새로운 교수법을 포기하기 쉽다.

학생들이 자기주도적 학습력을 갖추고 학습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창의·융합형 인재로 성장할 수 있다. 바꿔 말하면 학생은 배우는 즐거움을 느끼면서 스스로 배우려고 노력해야 창의적 사고력, 비판적 사고력, 문제해결력을 고루 갖춘 창의·융합형 인재로 성장할 수 있다.
 
김정섭 (부산대학교 교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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