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하는 언론 누가 만드나
침묵하는 언론 누가 만드나
  • 김송이
  • 승인 2016.11.27 14: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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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송이기자
김송이기자

박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는 국민의 목소리가 연일 계속되고 있다. 경남지역에서도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거리로 나와 현 사태에 분노하며 이제는 대한민국이 진정으로 변할 때라고 외치고 있다. 교육 담당 기자로서 경남 학생이 현 정권에 느끼는 실망과 좌절감을 청취하고 이를 알리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한데 일각에서는 이 노력이 ‘부족하다’고 했다. 아니, 정확히 말해 본보는 도민 목소리를 외면하고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했다. 스스로 물었다. 나는 침묵했는가. 경남일보는 도민을 외면했는가.

누군가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거리로 나서는 동안 한편에선 그래도 살아야 하기에 ‘개·돼지’ 취급을 받으면서도 고단하고 팍팍한 현실과 마주하고 있다. 서울 촛불집회에 참여치 않는다고 당장 정우상가로 나가 이웃과 한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고 해서 그가 현 사태에 분노하지 않는다고 감히 단언할 수 없다. 부패한 권력에 날 선 목소리를 내는 것만큼이나 그의 삶에도 중하게 살펴야 할 일은 또 있기 때문이다.

큰소리에 집중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진짜 어려운 것은 작은 목소리에도 귀 기울이는 일이다. 분노하는 도민 목소리를 하루 지난 지면 몇 장을 할애해 전하는 것 대신 본지는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제 할 일하는 이의 소식을 전했다. 거리가 아닌 집안을 살폈다고 이를 ‘외면’이라고, ‘침묵’하는 것이라기에 1년 차 기자가 감히 한 말씀 올린다.

침묵하는 언론, 누가 만드는가. 같은 방식으로 이야기하지 않는다고 회초리 드는 일, 정당한가. 거리로 나서지 못한 이가 처한 또 다른 사정을 살피는 일, 그것이 ‘침묵’이라면 나는 앞으로도 기꺼이 침묵하는 기자가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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