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 탐방기] 창원시립진해박물관
[박물관 탐방기] 창원시립진해박물관
  • 김영훈
  • 승인 2016.11.28 14: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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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항도시 진해, 일제 강점기 아픈 역사 숨쉬는 곳
▲ 진해박물관(진해탑) 전망대에서 바라 본 진해.


봄이 오면 전국 수백만명의 사람들이 벚꽃의 아름다움을 느끼기 위해 진해를 즐겨 찾는다.

진해하면 벚꽃 말고도 해군기지가 있는 군항도시로 널리 알려져 있다. 왜 진해는 군항도시로 성장 했을까?

벚꽃, 해군 이 두가지 의문을 풀기 위해 창원시 진해구 제황산동에 위치하고 있는 창원시립진해박물관(이하 진해박물관)을 찾았다.

진해박물관에 당도하면 제일 먼저 박물관의 외관이 눈에 들어온다.

이 박물관은 진해탑 안에 위치하고 있는데 진해탑은 해군의 함선 모양을 하고 있어 외관만 봐도 군항도시 진해의 멋스러움을 느낄수 있다.

하지만 이 진해탑은 우리들의 아픈 역사와 함께 하고 있다. 과거 일본은 이 곳에 1905년 러시아의 발트함대를 격파하고 러일전쟁을 승리로 이끈 것을 기념하기 위해 미카사 전함의 마스트를 본 딴 승전기념탑을 세워 그들의 승리를 자축했다.

이 승전기념탑은 1945년 광복 이후 헐어내고 1967년 우리의 해군 군함을 상징하는 지금의 진해탑을 새로이 건립했다.

 
창원시립진해박물관 전경. 진해박물관 외관은 해군 전함의 모습을 형상화 했다.


진해탑 앞, 박물관 입구에는 6·25전쟁 당시 큰 전공을 세운 고(故) 현시학 전 해군소장의 흉상이 오늘날 한국 해군의 위용을 전해주고 있다.

입구를 지나 본격적인 진해 근대역사 탐방을 위해 전시실인 2층에 올라섰다. 전시실은 유물의 종류는 많지 않았지만 특이하게도 일제 강점기 당시 사실을 글과 그림, 사진으로 담아 상세히 보여주고 있었다.

마치 그 시대 어떤 일들이 진해에서 벌었졌고 나아가 무슨 일이 있었는지 한 눈에 들어오는 듯 했다.

진해가 왜 군항도시가 되었을까? 그 의문도 여기에서 자연스레 풀렸다. 이 곳에서 진해가 일제의 계획도시였다는 사실도 알 수 있었다.

일제는 세계로 나아가기 위한 발판을 진해에서 찾았다. 중국을 공략하기 위한 전초기지로서 진해의 전략적 가치는 컸다.

 
입입금지 표석. 일본이 입입금지 표석을 세워 조선인들의 출입을 통제했다.


진해의 앞바다와 섬 등은 중국으로 진출하기 위한 해군기지, 군항으로서 좋은 조건을 두루 갖췄다.

일제는 러일전쟁 이후 앞으로의 중일 전쟁에 대비해 진해에 계획적으로 군항 도시를 건설했다.

일제는 진해에 각종 군사시설을 세우면서 도시 미화용으로 약 11만 그루의 벚나무를 심었다.

당시 벚나무가 일제의 상징이라고 생각한 진해시민들은 광복이후 벚나무를 일본의 국화라 해 베기 시작했다.

벚나무는 국내 학자들이 진해의 왕벚나무 원산지가 일본이 아닌 제주도임을 밝혀내면서 다시 식재했고 지금의 ‘벚꽃의 고장’으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진해박물관은 이런 역사적 사실을 각종 자료와 유물로 상세히 담아 관람객들이 진해의 변천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박물관에는 진해에 남아 있는 다양한 근대 건조물을 축소 모형을 통해 소개하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대표적인 근대 건조물로는 기방이였던 수양회관, 아직도 중국집으로 운영중인 영해루(윈해루), 예술인들의 사랑채였던 흑백다방 등이 지금도 잘 보존돼 있어 진해 전체가 근대 박물관이라도 과언이 아니다.

인터넷을 통해 이들 건조물에 대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겠지만 박물관을 통해 이곳을 찾는다면 그 시절을 조금 더 쉽게 공감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 삼한시대에서 일제강점기까지의 유물들.
▲ 진해박물관 한편에는 진해의 역사를 한 눈에 바라 볼 수 있도록 시대별로 정리해 소개하고 있다.


진해박물관은 일제 강점기의 아픈 역사만 있는 소개하고 있지는 않았다.

3·1독립만세운동을 비롯해 문화(종교)운동, 애국계몽운동, 사회운동 심지어 국외 독립운동까지 진해지역에서 나고 자란 이들에 의해 전국에 발현된 운동 등을 소개해 우리 민족의 자긍심을 배우고 느낄 수 있다.

이외에도 최근 각광받고 있는 가상현실체험실도 운영하고 있어 색다른 경험을 선사하고 있다.

자전거에 앉아 가상현실 기기를 착용한 후 페달을 밟으면 마치 진해 근대 거리를 실제 자전거를 타는 기분이 절로 든다.

체험이 끝난 후에는 박물관(진해탑) 전망대에 올라 가상현실에서 봤던 근대의 진해와 현재의 진해 모습을 비교해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역사와 문화가 살아있는곳, 지금은 바다를 지키는 해군의 요람이 된 곳, 그리고 봄이면 벚꽃이 파도치며 사람들을 반기는 곳, 이런 진해의 역사를 담고 있는 곳이 진해박물관이다.

김영훈기자 hoon@gnnews.co.kr


 
1946년 김구선생이 진해를 방문해 남긴 친필 시.
 
▲ 진해를 축소 모형으로 만들어 근대건조물 등을 소개하고 있다.
▲ 일본이 독립군 등을 고문하기 위해 사용했던 도구들.
▲ 일제 강점기에 사용했던 도구들.
▲ 가상현실기기(VR)를 통해 진해의 근대 모습을 확인 할 수 있는 가상현실체험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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