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는 치료다
박현숙(문학치료학박사·진주심리상담센터 대표)
글쓰기는 치료다
박현숙(문학치료학박사·진주심리상담센터 대표)
  • 경남일보
  • 승인 2016.11.3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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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숙

나는 내가 남들보다 글을 잘 쓴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지금도 글을 쓰고 있다. 글을 쓴다는 것은 내 안의 나를 만나는 시간이기도 하지만, 내 글을 읽고 공감할 내가 아닌 또 다른 누군가를 만나게 되는 공간이기도 하다. 개인의 경험, 특히 상처 받거나 고통 받은 일을 글로 쓰고 나면, 경험의 의미화 객관화가 쉬워진다. 문제에서 한 발짝 물러서서 그 실체를 바라볼 마음의 여유가 생기는 것이다. 이 순간이 바로 글쓰기가 치료제가 되는 치유의 시간이다. 글을 쓴다는 것은 그 행위 자체가 자기 성찰의 시간인 셈이다.

또한 우리는 글쓰기를 통해 자기 성찰을 넘어 자아를 수용하고 용서하게 될 수 있다. 글은 자기 자신에 대해 털어놓을 수 있는 안전한 환경을 제공해주기 때문에 자기방어를 해제시켜 자신을 수용할 수 있게 하는 도구로서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글쓰기는 자신의 내면을 구체적이고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는 언어적 표현 중 또 하나의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정신분석의 시조라 할 수 있는 프로이트와 융, 그리고 아들러 등도 그들 학설의 기원이 됐던 자아분석에 글쓰기를 이용했다. 이와 관련해 프로이트는 “ 무의식을 발견한 사람은 내가 아니라 시인들이다”라고 천명한 바 있다. 이 외에도 글쓰기가 임상효과가 있다는 많은 기록들이 있다.

얼마 전 글쓰기를 주제로 한 강의를 의뢰받은 적이 있었다. 수강생들은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는 환자와 그 가족들이었다. 그 강좌를 개설한 담당자의 안목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글쓰기가 좋은 치료제라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는 훌륭한 치료사가 아닌가. 대상자들이 마음의 상처를 치료하고 내면을 들여다보는 글쓰기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는 모습을 보며, 그 시간이 나와 그들 모두에게 작은 치유가 아니었나 생각해 본다.

필자는 글쓰기야말로 인생을 변화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 아니 ‘글쓰기가 나를 살렸다’ 말하고 싶다. 내가 자주 되뇌이는 말이 있다. ‘인생은 성공한 자와 실패한 자로 나누는 것이 아니라 글을 쓰는 자와 쓰지 않는 자로 나눈다”이다. 이만큼 글쓰기는 내 삶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글을 쓸 수 있어서 행복하다. 이 얼마나 다행인가.

박현숙(문학치료학박사·진주심리상담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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