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시장 화재 남일 아니다' 불안한 시장풍경
'서문시장 화재 남일 아니다' 불안한 시장풍경
  • 정희성
  • 승인 2016.12.01 14: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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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년 대화재 기억 있는 진주중앙시장
소방길 확보 안돼 불 나면 초기진화 난감
▲ 1일 진주중앙시장에 진입한 화물차가 노점상 등 비좁은 길 때문에 통행에 애를 먹고 있다. 임효선기자


1일 찾은 진주중앙시장은 2년 전 그때와 변함이 없었다. 좁은 통로는 오토바이 한 대가 지나가는데도 절묘한 코너링 기술을 필요로 했다.

진주소방서는 지난 2014년 10월 16일 ‘골든타임(5분)’ 확보를 위한 소방차 길 터주기 훈련을 진주중앙시장에서 실시한 적이 있었다. 당시 소방차는 시장 통로에 들어와 서다 가다를 반복하며 파라솔과 물건들 사이로 곡예운전을 했다.

당시 150~200m에 불과한 시장 통로는 천릿길 같아 보였다. 소방차가 150~200m에 불과한 길을 통과하는데 20분 이상이 걸렸다. 그렇게 골든타임은 날아가 버렸다.

2년이 지난 지금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소방차보다 크기가 작은 화물차 한 대가 짐을 싣고 시장 통로로 들어왔다. 운전자의 긴 한숨이 수시로 들려왔다. 지팡이를 든 할아버지의 발걸음보다 차는 느리게 움직였다.

시장 화재는 점포들이 밀집돼 있어 대형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발 빠른 대처가 중요하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신속한 소방차 투입이 어려워 초기 진압이 어려워 보였다.

또 점포 곳곳 벽면에는 콘센트 등 전기 배선이 어지럽게 설치돼 있어 겨울철 화재 발생이 우려됐다.

다만 소화기가 곳곳에 설치된 점은 눈에 띄었다. 소방차 진입이 여의치 않을 경우 소화기도 초기진압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3월과 5월, 중앙시장 점포 내부에서 연기가 나오는 것을 장을 보러 나온 시민과 신임 소방관이 주변에 비치된 소화기로 화재를 초기에 신속히 진화해 대형 화재로 번질 뻔한 위기를 모면한 적이 있었다.

중앙시장에서 옷 가게를 하는 정모씨는 “대구 서문시장 화재를 보면서 남일 같지 않았다. 화재가 발생하지 않기를 기도할 뿐”이라고 말했다.

화재보험 가입을 하지 않은 점포도 많아 화재 발생시 보상도 문제다. 중앙시장에는 1000여개의 점포가 있지만 화재보험에 가입한 점포는 많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일부에서는 ‘보험회사에서 화재 위험이 높은 전통시장의 경우 보험 가입을 꺼리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중앙시장상인회 관계자는 “진주소방서와 수시로 소방훈련을 하고 있다. 하지만 생계와 예산문제 등으로 좁은 통로를 개선하는데 어려움이 많다. 진주시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진주중앙시장도 지난 1966년 2월 6일 원인불명의 화재가 발생해 47동 447개의 점포가 완전 소실되는 아픔을 겪은 바 있다.

정희성기자
▲ 1일 오후 진주시 대안동 중앙시장 내 한 가게에 산소공급기와 각종 기계가 연결된 멀티콘센트가 어지럽게 매달려 있다.임효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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