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칼럼] 기승전‘돈(錢)’ 아닌 ‘인사유명(人死留名)’의 리더를 바란다
[현장칼럼] 기승전‘돈(錢)’ 아닌 ‘인사유명(人死留名)’의 리더를 바란다
  • 이웅재
  • 승인 2016.12.04 13: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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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웅재기자
전대미문(前代未聞), 전입미답(前人未踏)의 길을 오로지 촛불 하나로 열어가는 대(大) 한국민(韓國民)들이 그제도 광화문 거리를 꽉 채웠다.

깜냥도 안되는 상식 이하의 사람들이 무리지어 대한민국 국정을 농단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촉발된 범 국민적 분노가 전국 곳곳에서 촛불로 타오르고 있다.

누가, 어떤 집단이 큰 그림을 그리며 집회를 이끌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지금까지의 촛불 시위는 국민의 분노를 긍정적 에너지로 승화시킨 기능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수백만의 국민들이 거리로 뛰쳐나와 정권퇴진 구호를 외치고, 대한민국 행정부의 심장인 청와대 앞까지 행진하는 일을 마냥 안심하고 지켜보기엔 불안요소가 너무 많다. 집단지성으로 간신히 유지하는 비폭력 평화시위가 어떤 계기로 한순간 허물어진다면 엄청난 사상자가 발생할 수도 있다 생각하니 아찔하다.

세상사 호사다마(好事多魔)요 인생사 새옹지마(塞翁之馬)란 말처럼 내일을 어찌 알까. 재앙의 변수를 무시하고 손 놓고 있을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

지금 대한민국은 근우원려(近憂遠慮)의 위경에 처해있다. 비정상의 정상화를 주창하며 출범한 이 정권이 스스로 비정상의 정점에 서서 사회질서를 흐트려 놓았기 때문이다. 감냥도 안되는 자격미달 인사에게 주요 보직으로 먹이사슬의 정점에 앉힌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들 무리는 국가예산을 정기적으로 빼낼 수 있는 사적 시스템을 구축하려 했는가 하면 심지어는 제자리에서 제몫하려는 정상인을 내치기도 했다 하니 특검에서 속속 드러날 앞으로의 사실들이 두렵기까지 하다.

매스컴을 통해 보여지는 이들의 특성은 자신의 위력을 이용해 철저히 금전을 챙겼다는 점에서 놀랍도록 닮아 있다. ‘모른다, 기억나지 않는다, 검찰에서 소상히 밝히겠다 등’ 판박이 같은 말밖에 할 줄 모르는 이들이 한순간이라도 우리들의 지도자를 자처했다 생각하니 ‘이런 꼴 보려고 대한민국에 태어났나’ 자괴감이 든다.

조국 대한민국의 미래를 걱정하는 대(大) 한국민(韓國民)들이 차가운 한파가 몰아치는 거리에서 촛불을 들고 나선 이유가 온갖 비리를 저지른 이들에 대한 처단만은 아닐 것이다. 앞으로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지도자들에게 올바른 길을 가라 하는 다그침일 수도 있다.

생년불만백 상회천세우(生年不滿百 常懷千歲憂)란 말에서 대한민국의 지도자가 가져야 할 덕목을 생각해 본다.

오늘날 지도자로 나설 정도의 인물이라면 그동안의 삶에서 대중으로부터 엄청난 지지와 관심을 받았을 것이다. 고향사람들은 ‘개천에서 용났다’며 마을 어귀에 현수막 걸고 반기기도 했을 터다. 이렇게 살아온 이들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이유 대부분이 ‘돈’ 때문이라면 너무 허탈하지 않은가. 전쟁터 폐허 속에서도 희망의 싹은 튼다고 한다. 희망은 이를 실천할 용기가 있어야 발현된다. 총체적 난국에 빠진 대한민국호의 차기 리더는 ‘인사유명’의 가치를 알고 실천하는 사람이길 간절히 바란다.

이웅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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