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는 안 그래요”
조문실 (마산학원연합회장)
“내 아이는 안 그래요”
조문실 (마산학원연합회장)
  • 경남일보
  • 승인 2016.12.05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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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실

사업이 교육 서비스라 다양한 교육현장에서 학부모들을 많이 만난다. 근데 많은 학부모들에게서 듣는 공통적인 말이 있다. “내 아이는 안 그래요”라는 어감의 말투이다. 이는 초등학교 학생을 둔 부모에게서 자주 듣는다. “우리 아이는 거짓말 할 줄 몰라요”, “우리 아이가 먼저 때렸을 리 없어요”, “우리 아이는 도둑질 같은 건 절대 안 해요”, “우리 아이는 남에게 해코지하는 애가 아니에요”.

이 말만 들으면 성선설(性善說)이 확실해 보인다. 그러나 현장은 그렇지 않다. 부모가 아는 내 아이와 사회가 아는 내 아이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애들은 커면서 싸움도 하고 거짓말도 하고 때로는 몰래 뭔가를 훔치기도 하고 그러면서 큰다. 그러나 젊은 부모일수록 이러한 과정을 객관적으로 보지 못하는 모양이다. 어찌 보면 자식 사랑이라는 미명 아래 자식을 맹신하는 마법에 걸린 듯해 보이기도 한다.

물론 이러한 마음의 저변에는 내 자식이 최고이고 그래서 꼭 출세시켜야겠다는 마음, 더 나아가 내가 나서서라도 우리 애를 만들어 보겠다는 그릇된 부모의 욕심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특히 사춘기 이전에 엄마의 이러한 맹신은 오히려 자녀의 도덕적 잣대마저 왜곡시켜 버릴 위험천만한 가치관을 심어줄 우려가 크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대다수의 부모와 달리 사춘기가 지나고 성인이 되었음에도 이러한 생각이 지속되는 일부 학부모가 있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자녀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에 부모의 출세욕이 결합되면 비정상적인 행태로 나타난다. 자식의 허물은 애써 못 본 척하고 내 새끼만 최고라는 생각과 그런 부모가 있어 웬만한 부도덕에는 눈도 깜박하지 않는 자녀가 탄생되는 것도 바로 그것이 아닐까.

너무 과한 예가 되는지 모르지만 굳이 예를 들자면 돈과 권력으로 자식을 만들려고 하는 엄마 최순실이 나타나고 ‘돈도 실력이다. 니네 부모를 원망하라’는 당돌하다 못해 섬뜩한 말을 던지는 딸 최유라가 탄생되는 것처럼 말이다.

 

조문실 (마산학원연합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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