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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일시론] 지금이 기회다
변옥윤(객원논설위원·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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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2.07  18:3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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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수립 이후 우리의 정치사는 불행의 연속이었다. 초대 대통령은 부정과 부패로 4·19혁명을 불러왔고 쫓기다시피 미국으로 망명, 살아서 조국 땅을 다시 밟지 못했다. 이후 들어선 민주당정권은 혼란을 자초, 짧은 수명으로 끝났다. 초등학생들마저 거리에 나섰고 급기야는 ‘데모를 하지 말자’는 데모가 군사쿠데타를 불렀다. 30년이 넘는 긴 군사정권의 끝은 한 명의 대통령이 총탄에, 그리고 2명의 대통령은 유배와 감옥살이로 단죄됐다. 민주정권이 들어선 이후로는 정권마다 측근의 비리로 얼룩졌고, 최초의 여성대통령도 측근 비리와 국정농단으로 위기를 맞고 있으니 불행이 아닐 수 없다.

이제 우리 국민은 대통령의 탄핵과 하야에 직면해 있다. 탄핵이든, 자진하야든 또 다른 얼룩을 정치사에 남기게 된 것이다. 국민들은 거리에 나섰고 촛불은 동력을 더해가고 있다. 대통령도 국민을 배신하면 주어진 면책특권도 효력이 없다는 강력한 메시지가 힘을 얻고 있다. 배 고프고 힘든 것은 ‘내 탓이러니’ 하겠지만, 대통령이 국정농단의 주역이었다는 사실은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다행인 것은 우리 국민은 프랑스가 루이 16세와 왕비 마리 앙투와네트를 단두대의 이슬로 보낸 것과는 달리 매우 분노하고 실망했지만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라는 점이다.

문제는 대통령 하야 이후 정국이다. 현재로선 여야 모두 아무런 대안이 없다. 국민들도 대통령 하야 이후의 정국에 대해선 어떠한 공감대도 형성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대통령을 꿈꾸는 소위 잠룡들이 경륜과 정치적 혜안으로 국민을 리드하고 있는 상황도 아니다. 그들은 어떤 제도가 선거에서 자신이 유리한지 주판알을 튕기기에 몰입해 있다. 이미 500명이 넘는 교수들이 특정 잠룡의 싱크탱크를 자임한 상황에서 그들의 정치미래에 대한 지혜도 순수성을 보장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래저래 국민들만 불안하다.

박근혜 대통령의 무능과 국민에 대한 배신, 실망감은 국민 반역에 해당한다고 분노하지만 더 큰 우려는 지금의 제도와 체제로는 다음 대통령도 지난 시절의 잘못을 극복할 제도적 장치가 미흡하다는 것이다. 보아왔듯 민주화 이후에도 대통령이 아닌 측근 비리가 문제였고 악순환은 반복됐기 때문이다. 정치만 안정됐으면 우리도 벌써 소득 3만불 시대를 넘어 세계적 행복지수를 누릴 있는 저력을 가졌지만 모든 것을 정치가 망치고 있다는 불만은 우리의 정치제도에 문제가 있다는 뜻이 아닐까. 행복지수가 높은 나라일수록 자전거, 전철 타고 다니는 대통령, 길거리에서 흔히 얼굴 마주 대할 수 있다는데 우리도 그런 제도를 만든다면 권력에 몸을 던지는 불나비들을 방지할 수 있지 않을까.

국민들이 불안한 이유는 미래에 대한 불투명성이다. 14년 만에 처음으로 수출 100억달러 기업이 없는 해를 맞았고, 트럼피즘도 우리를 불안하게 만들지만 뚜렷한 대안은 없다. 유가도 들먹이고 금리도 일렁이고 있다. 박근혜정부 이후 어느 정권이 들어서든 지금까지의 아픈 정치사를 답습하지 말라는 제도적 장치가 없는 한 불안은 여전히 계속될 것이다. 단언컨대 지금의 통치방법과 헌법으로는 새 정치를 구현할 수 없다. 답은 새로운 공화국으로의 체제전환이다. 위기를 기회로 극복, 정치안정으로 소득 3만불, 행복지수가 높은 선진국, 국민들이 정치에 관심이 없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우리 국민은 충분히 그럴 체제를 만들 저력이 있고 또한 그런 행복을 누릴 권한이 있다. 지금이 기회다.

 
변옥윤(객원논설위원·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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