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친구가 있다
박현숙(문학치료학박사·진주심리상담센터 대표)
나는 친구가 있다
박현숙(문학치료학박사·진주심리상담센터 대표)
  • 경남일보
  • 승인 2016.12.14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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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숙

‘고인 물은 썩는다’는 누구나 잘 아는 속담이다. 흐르지 않고 한곳에 고여 있는 물은 결국 썩게 되는 것처럼, 사람 역시 제자리에 머무르기만 하면 도태되고 만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다. 눈앞의 현실에 안주하고 나태해지지 않기 위해, 또 한 걸음 더 발전하기 위해서도 변화는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변화를 두려워한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변화에 대한 두려움은 더 커지는 것 같다. 오늘 잠시 나를 뒤돌아본다. 이즈음에서 문득 떠오르는 친구가 있으니 오늘은 이 친구를 통해 나를 바라보련다.

30대 때의 나를 보고 어머니께서는 “너만 보면 불안하다. 물가에 있는 아이처럼…” 이라고 말씀하셨다. 40대 때의 나를 보고 지인들은 “왜 그리 바빠요?”라고 자주 말했었다. 그리고 50대하고도 중반을 넘긴 요즘 “너는 추진력 하나는 끝내준다”며 나를 치켜세워 주는 친구가 있다. 언젠가 삶에 지쳐 숨이 턱까지 차올라 헐떡이는 나에게 이 친구는 “너는 지금 네 인생의 시 한 편을 쓰고 있는 중이야”라며 나를 위로했다. 어디 이뿐인가. 매번 무리하게 벌인 일 때문에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을 때에 나를 다독여주었던 친구의 말이 기억난다. “나는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자체가 무서워서 시작도 전에 일을 절반으로 줄여 계획할 때 너는 열개를 저지른다. 그러니 내가 다섯 개를 계획해서 그 중 두 개를 이루는 정도라면, 너는 열 개를 벌여서 다섯 개는 이루니 네가 나보다 더 낫다는 말이야.”라며 나를 지지해 주었다.

얼마 전 이 친구와 함께 명사특강에 참석했었다. 90분여의 강의를 듣고 나오며 친구가 “차라리 너가 강의를 했으면 졸리지는 않았을 걸, 그런 내용들은 이미 인터넷에도 다 있다”라고 해서 웃었던 적이 있다. 우리가 성장하고 발전하는데 더 이상 지식의 주입만이 능사는 아닌 것 같다. 뭔가를 시도하려는 마음, 즉 동기유발이 더 중요한 요인이 아닐까. 아무리 좋은 내용이라 하더라도 활용되지 않는 굳어진 지식보다는 가슴에 와 닿는 친구의 칭찬 한마디가 나를 더 살맛나게 한다는 사실을 느꼈다. 누구나 변화에 대한 두려움은 있는 법이지만 곁에 이런 친구가 있다면 흐르는 물처럼 모든 것을 포용하며 살아가는데 큰 힘이 될 것 같다. 오늘 나는 행복하다. 이런 친구가 내 이웃이라 더 행복하다.

 

박현숙(문학치료학박사·진주심리상담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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