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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일시론] ‘정유년(丁酉年)이 두렵다’
이수기(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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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2.18  17:0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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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후의 2017년은 붉은 닭의 해라는 의미를 지닌 정유년(丁酉年) 새해를 맞는다. 벅찬 기대와 희망의 새해를 맞는 덕담을 건네야 할 때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조기퇴진 요구 등 왠지 새해가 다가오는 것이 무겁게 느껴진다. 참으로 다사다난 했던 올해를 마무리하는 길목에서 오직했으면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로 박 대통령이 탄핵 사태를 비롯, 경제 등에 어려움이 많자 누리꾼들 사이에선 “병신년(丙申年)이 빨리 가라”며 뼈 있는 농담을 주고 받고 있다. 누리꾼들은 “‘병신년 국치(國恥)’가 빨리 가고 정유년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는 현 시국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내고 있지만 아직도 끝이 안보이자 ‘정유년이 두렵다’는 말도 나온다.

1592년 임진년의 4월 13일 왜군 15만8000명이 침략한 임진왜란 때보다 더 가혹하고 처절했던 1597년 8월 27일 왜군 14만4000명이 다시 침략한 정유년에 정유재란이 발발한 지 7주갑이 되는 해다.



누리꾼 “병신년 빨리 가라”

내년은 박 대통령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특검진행, 4월하야 예상, 조기대선, 정계개편, 정치·안보·경제·외교 불안, 개헌논란 등 예기 못한 정치일정도 예상된다. 탄핵으로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되고, 황교안 국무총리가 권한대행으로 내치·외정을 맡고 있다. 대통령제 국가에서 민감한 결정을 할 수 없는 사실상 정지 상태는 국가위기이다. 국격도 크게 추락한 이 상황이 두세 달 내에 끝날 것 같지 않다.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탄핵이 불가피했지만 너무나 많은 에너지를 소모했다. 광장의 성난 촛불민심이 이룩한 민주주의 역사는 그 의미가 크지만 안타깝게도 촛불이 유통, 외식업계 등 사상최악의 시급한 경제 문제를 해결 할 수 없다. 어이없는 국정농단에 분노하지만 날로 어려워지는 경기로 살아갈 걱정이 태산이다. 정치권 지도자들은 민생보다 다가올 대선에서 승기를 잡는 데 골몰하는 ‘잠룡판’이다. 김영란법 시행으로 소비도 크게 줄어들었고, 농촌은 쌀값 하락 등으로 경제가 엉망이다.

박 대통령 주변엔 죽을 줄 뻔히 알면서 “고금에 상감과 같은 짓을 하는 이는 없었습니다.”라고 직간, 연산군이 크게 노해, 비참한 최후를 맞은 환관(宦官) 김처선 같은 충신보다 ‘예예 하는 지당대신’과 ‘모르쇠형 간신 판’이 탄핵이란 불명예사태를 맞았다. 친박 등 대통령 측근에서 국정을 농단, 방조·은폐한 인사들의 책임이 얼마나 큰지 여전히 깨닫지 못하고 있으니 법적·정치적으로 더 이상 용서의 여지가 없다.



忠臣보다, ‘예예 지당대신 판?’

친박들은 자성해야 하지만 제왕적인 박 대통령의 불통·오만, 비정상적 국정 운영에 직언, 바로잡기보다 대통령 뒤에서 권력을 향유, 호위무사 노릇을 하면서 국정농단 사태의 비호세력으로 끝까지 탄핵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쓴 것에 석고대죄해야 마땅하다. 4·13총선의 공천을 좌지우지, 혹독한 참패의 심판을 받고도 반성은커녕 친박 일색의 기득권 지키기에 바빴다. ‘하청 정당, 내시 대표’로 전락시킨 결과의 끝이 탄핵이란 벼락을 맞고 말았다. 야당도 2004년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 당시와 정반대 ‘배역’의 ‘뒤바뀐 운명의 역지사지 새옹지마’를 감안, 달라져야 한다. 탄핵을 연착륙시켜 정유년을 슬기롭게 넘길 국민들의 지혜가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이수기(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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