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진주시장이라면
권상철(우포생태교육원장)
내가 진주시장이라면
권상철(우포생태교육원장)
  • 경남일보
  • 승인 2016.12.14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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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상철
낮에는 농사를 짓는 600명의 주민들이 밤이 되면 무대에 올라 공연을 펼친다. 지역의 전설인 ‘유씨 집안 셋째딸’의 사랑과 결혼에 관한 내용이다. 12개의 천하절경 산봉우리와 그 아래를 흐르는 이강이 배경이 되고 화려한 조명 속에서 몽환적인 광경이 연출된다. 3000명이 넘는 객석은 하루 두 번씩 만원을 이루며 외국인 여행객을 포함, 연간 100만 명이 넘는 손님을 끌어모으고 있다.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연출가이기도 한 장예모 감독의 ‘인상유삼저’ 이야기이다.

이 공연으로 인구 4만 명의 계림 양삭 주민 수백 명이 일자리를 갖게 되었고 다른 관광과 연계되어 지역경제 발전의 견인차 노릇을 하고 있는데, 이 성과를 연구한 논문도 여러 건에 이를 정도이다.

진주가 어렵다고 한다. 나라가 총체적으로 난국이니 진주시를 나무랄 수도 없지만, 개천예술제와 남강유등축제만으로 진주 관광산업의 비약적 발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관광은 먹을 것과 볼 것이 중요한데 개천예술제는 사람구경 빼면 딱히 인상적인 것이 없고, 유등축제는 한 번 보고 나면 다시 찾기가 쉽지 않다.

필자는 도심을 가로질러 유유히 흐르는 남강과 촉석루, 진주 성벽이 보이는 곳에 임진왜란 당시 나라를 지키다가 순절한 7만여 군·관·민의 항전을 되살리는 상설 공연을 펼친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 본다. 성벽 위로 왜적들이 기어오르는 가운데 김시민, 김천일, 삼장사 등 진주대첩의 영웅들이 진주 백성들과 함께 역사의 현장에 되살아나고, 의암에서는 논개가 꽃잎처럼 떨어지는 것이다. 경남의 예술가와 주민들이 배우로 참여하여 당시 처절했던 국난 극복의 감동을 전하고, 이를 K-Pop을 만들어낸 우리의 공연예술 역량으로 뒷받침한다면 ‘인상유삼저’보다 못할 이유는 하나도 없다.

우리나라에 이런 공연이 없는 만큼 수학여행은 물론 전국에서 관광객이 진주로 찾아올 것이고, 외국인들도 우리의 자랑스러운 역사를 인상 깊게 볼 것이다. 야간공연이므로 숙박업소와 음식점 등 연계산업의 많은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가 덤으로 따라올 것이다. 천년의 역사와 문화가 흐르는 도시 진주에서 한 번 도전해볼 만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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