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여교사' 열등감과 질투가 빚은 욕망의 민낯
영화 '여교사' 열등감과 질투가 빚은 욕망의 민낯
  • 연합뉴스
  • 승인 2016.12.22 15: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남자 고등학교 기간제 교사인 효주(김하늘). 자신이 맡을 차례인 정교사 자리를 어느 날 느닷없이 치고 들어온 이사장 딸 혜영(유인영)에게 깊은 열등감과 분노를 느낀다.

모든 것을 다 가진 혜영을 질투하던 효주는 혜영과 남학생 재하(이원근)가 학교 강당에서 성관계를 갖는 장면을 목격한다.

약점을 쥔 효주는 혜영을 심적으로 압박하고, 그 자신도 혜영의 애인인 재하에게 의도적으로 다가간다.

‘여교사’는 두 여교사가 벌이는 팽팽한 감정싸움을 통해 질투와 열등감이라는 감정의 밑바닥을 보여준다.

특히 김하늘이 연기한 효주는 이 영화에서 다양한 감정의 진폭을 보여준다.

자존감 없이 무미건조한 삶을 살아가던 효주는 혜영을 만나 그동안 애써 꾹꾹 눌러왔던 감정을 폭발시킨다. 열등감과 질투가 일으킨 감정의 균열은 복수심과 어긋난 사랑 등으로 걷잡을 수 없이 번져나간다.

그동안 여러 드라마에서 주로 밝고 청순한 모습을 보여줬던 김하늘은 흔들리는 눈동자, 떨리는 입술처럼 표정만으로도 효주의 심리를 세밀하게 그려냈다.

유인영은 아쉬울 것 없는 부잣집 딸 혜영을 연기했다. 밝고 순진한 모습으로 선후배 교사들을 대하지만, 사실은 이사장 딸이라는 자신의 지위를 즐긴다. 제자와의 관계를 효주에게 들킨 뒤 전전긍긍하지만, 반격을 모색하는 인물이다.

두 여교사 사이를 오가는 고등학생 재하역은 충무로의 신예 이원근이 맡았다. 무용지망생인 재하는 소년 같으면서도 성적 매력을 발산하며 두 여자의 사랑을 동시에 받는다. 두 여성이 벌이는 싸움의 희생양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제가 선생님 애인이 돼드릴까요?”라며 교사를 농락하기도 하는 영악한 학생이기도 하다.

세 사람의 감정을 따라 차분하게 진행되던 영화는 후반으로 갈수록 반전이 있는 스릴러로 변모한다.

극 중 효주와 혜영의 갈등은 기본적으로는 각자 처해 있는 환경적 차이에서 시작된다. 비정규직과 정규직, ‘흙수저’와 ‘금수저’와 같은 사회적 문제가 깔려있다. 잘못을 나무라는 효주에게 한 학생이 욕설과 함께 “정식 교사도 아닌 주제에”라고 내뱉는 대목에 이런 문제들이 압축돼 있다.

김 감독은 “계급문제는 일상생활 속에서도 존재한다. 이런 문제에 대응하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여주고 싶었다”면서 “계급문제가 치열한 곳과 그런 문제를 가장 많이 느끼는 사람들이 누구일까 생각하다 보니 여교사를 떠올렸다”고 말했다.

‘여교사’는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이지만, 교사와 학생 간 금지된 사랑을 다뤘다는 측면에서 논란의 소지가 있다. 일부 장면은 장편 상업영화에서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파격적이다.

더구나 두 여교사는 자신들의 감정싸움에 학생을 적극적으로 이용한다. 학생도 두 교사의 감정을 이용하며 제멋대로 농락한다.

감독은 갈등을 가장 극대화할 수 있는 곳을 찾아 교육 현장을 무대로 택했지만, 역설적으로 가장 손쉬운 선택을 한 것처럼 비치기도 한다.

각본과 연출을 맡은 김태용 감독은 “생존을 위해 자존감을 포기한 사람의 모습과 그 사람이 느끼는 열등감이 어떤 파국으로까지 치달을 수 있는지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영화 ‘여교사’ 예고 갈무리 화면.
영화 ‘여교사’ 스틸컷.
영화 ‘여교사’ 스틸컷.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2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