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훈의 말숲산책] ‘성분 간 호응’ 지켜야①
[허훈의 말숲산책] ‘성분 간 호응’ 지켜야①
  • 허훈
  • 승인 2016.12.26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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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문장을 구성하는 요소를 성분(成分)이라고 하는데, 이에는 주성분(주어, 서술어, 목적어, 보어), 부속 성분(부사어, 관형어 따위), 독립 성분(독립어)이 있다. 특히 기사문에서 의미가 통하면 된다는 생각에서 앞뒤를 재지 않고 문장을 작성하다 보면 성분 간에 호응이 안 되는 경우가 왕왕 발생한다. 이처럼 기사문을 잘못 구성하는 이유는 성분 간의 호응을 지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다음 예문을 보자. “(예문)그러나 누군가를 울린 감동의 흔적은 문신처럼 짙게 ‘새겨진 것은 아닐지라도’ 누군가의 가슴에 남고 영혼에 담긴다.” 언뜻 별 이상 없는 문장처럼 보인다. 곰곰 따져보면 ‘새겨진 것은 아닐지라도’와 호응시킬 만한 것이 없다는 걸 알 수 있다. ‘-ㄹ지라도’는 앞 절의 사실을 인정하면서 그에 구애받지 않는 사실을 이어 말할 때에 쓰는 연결 어미로, 어떤 미래의 일에 대하여 ‘그렇다고 가정하더라도’의 뜻을 나타낸다.

따라서 ‘-ㄹ지라도’는 “경기에 질지라도 정당하게 싸워야 한다./그 집 식구들은 경제적으로는 가난할지라도 마음만은 부자이다./그는 힘은 약할지라도 기술이 좋다./그것이 비록 꾸며 낸 이야기일지라도 아이들에게 교훈이 될 것이다.”처럼 쓰인다. (예문)에서 ‘새겨진 것은 아닐지라도’는 ‘새겨지지는 않더라도’로 바꿔서 “그러나 누군가를 울린 감동의 흔적은 문신처럼 짙게 ‘새겨지지는 않더라도’ 누군가의 가슴에 남고 영혼에 담긴다.”로 해야 한다.

허훈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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