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은 치료다
박현숙 (문학치료학박사·진주심리상담센터 대표)
교육은 치료다
박현숙 (문학치료학박사·진주심리상담센터 대표)
  • 경남일보
  • 승인 2016.12.27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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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숙

나의 자식이 어떻게 살아가길 바라는가라는 질문에 아직도 좋은 대학(오로지 부모의 선택기준에 의해 결정)에 진학해서 안정된 생활을 하길 원한다는 답을 하는 부모라면 한번쯤 생각해볼 일이다. 그것은 바로 내 아이를 무차별적 경쟁사회로 내몰아 병들게 하고 있음을 알 일이다. 오로지 경쟁에서 상대를 이겨야만 살아남는다는 약육강식의 처절한 법칙을 배우게 하는 셈이다.

우리의 교육현실이 이제 교육의 문제를 넘어서 사회의 문제, 사회의 병증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연일 보도되는 학교폭력사태는 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 급기야는 학생들을 자살로까지 이어지게 하는 절박한 상황에 놓인 교육현장, 이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그동안 우리 교육은 오로지 입시중심으로 이뤄져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차별한 교육경쟁으로 그들을 몰아간 학교교육은 교육의 궁극적인 목적을 뒤로한 채 오로지 성적만을 잣대로 평가하는 장으로 변해왔기 때문이다.

발도르프 교육으로 유명한 독일의 철학자 루돌프 슈타이너는 ‘인간의 내면에 죽어있는 부분, 굳어진 부분을 생생하게 다시 살리는 일’을 최고의 교육과제로 삼았다. 이런 교육철학이 현장에서 이뤄지고 있는 발도로프 학교는 오늘날까지 가장 우수한 교육프로그램을 실천하는 학교로 인정받고 있다.

이쯤에서 왜 교육이 치료인가를 짚어보자. 모든 아이들은 다 나름대로 새로운 과제이고, 새로운 수수께끼이다. 아이들을 본질적으로 이해하려는 것, 그것은 매우 힘든 일이지만 유일하게 진실한 작업이다. 깊은 관심을 가지고 그들의 병적 징후를 더듬어갈 때 우리들은 최상의 교육을 행하는 것이 될 것이다. 이런 면에서 교육은 곧 치료다. “교육은 소위 건강한 사람들을 위한 치료인 것이고, 치료는 소위 장애를 가진 사람을 위한 특수케이스에 지나지 않는다”는 슈타이너의 말이 오늘날에 와서 더 각광받아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본다.

아이들이 우리의 희망이다. 지금 나는 이렇게 살아도 내 자식만큼은 더 좋은 세상에 살기를 바란다. 그러기에 지금 힘들어도 견디며 그들이 있기에 모든 것을 참으며 살고 있지 않은가.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내 자식이 살아갈 세상이 걱정스럽다. 우리 다함께 답을 찾자. 그들을 따뜻하게 품어 줄 묘안을. 새해에는 밝고 건강한 교육을 꿈꾸며, 나 자신과 주위에 교육적 깨달음을 갈구하는 모두에게 교육이 곧 치료가 되기를….

박현숙 (문학치료학박사·진주심리상담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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