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삭감 윤이상음악콩쿠르 '좌초' 위기
예산 삭감 윤이상음악콩쿠르 '좌초' 위기
  • 김귀현
  • 승인 2016.12.29 15: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비 이어 도비도 중단…재단 “내년 대회 개최에 차질”
통영국제음악재단이 개최해 온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가 예산 문제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지난 28일 경남도와 통영시, 재단에 따르면 도는 최근 내년 예산안 심의과정에서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 예산 2억원을 지원하지 않기로 했다. 콩쿠르 관련 부서는 2억원을 반영했으나 예산 관련 부서에서 이를 전액 삭감했다는 것이 경남도 측 설명이다.

경남도 관계자는 “내년 윤이상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과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사업비가 중복된다는 지적에 따른 재검토 과정에서 지원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통영국제음악재단은 운용 자금 부족으로 내년 윤이상음악콩쿠르를 진행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문화체육관광부가 국비 1억원을 냈으나 지난 2014년부터 5000만 원으로 줄였고 올해는 전액 삭감했다.

내년에도 국비 지원이 없는데다 경남도가 내년 예산 2억원을 전액 삭감하면서 콩쿠르 개최는 불투명해졌다. 윤이상 탄생 100주년 되는 해 윤이상 콩쿠르가 존폐 기로에 선 것이다.

재단 측은 내년말 바이올린 부문에서 콩쿠르를 개최할 예정이다. 하지만 삭감된 예산을 추가로 확보하지 못하면 행사를 운영하기 어렵다는 것이 재단 측의 우려다.

이와 관련 문화예술계 일각에서는 해묵은 이념 논쟁이 국제적 대회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이상은 1967년 동백림 사건 이후 이념 논쟁에 시달렸다. 사건 40년 뒤, 윤이생 사후인 2006년 ‘국가정보원 과거사건 진실 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는 동백림 사건을 두고 “사건이 확대 해석돼 무리하게 법이 적용됐다”고 규정했다.

지역의 한 예술인사는 “지역에서 난 세계적인 작곡가의 업적 기념 사업을 정작 고향에서는 접어야 할 상황”이라며 “국제적 대회를 이념 논쟁에 발 묶여 잃는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는 국내 첫 국제 콩쿠르다. 지난 2003년 경남도가 통영국제음악재단에 사업 시행을 의뢰하면서 ‘경남국제음악콩쿠르’로 시작했지만 엄밀히 ‘국제콩쿠르’로 인정받은 상황은 아니었다.

국제콩쿠르로서 권위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유네스코 산하 국제음악콩쿠르세계연맹(WFIMC)에 가입해야 하는데, 당시 경남국제음악콩쿠르는 2006년 국내 최초로 가입 승인을 받았다.

이후 윤이상 선생 유족 동의를 얻어 2008년부터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로 바뀌었다. 2014년에는 WFIMC 총회를 통영에서 열었다.

김귀현기자 k2@gnnews.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