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의 현대판 황표정사(黃票政事)
이수기(논설고문)
최순실의 현대판 황표정사(黃票政事)
이수기(논설고문)
  • 경남일보
  • 승인 2017.01.03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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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에 임금이 인사권을 행사하던 방식 중 황표정사(黃票政事) 낙점(落點)이 있었다. 임금이 벼슬아치로 뽑을 사람의 이름 위에 점을 찍던 행위를 뜻한다. 인사를 담당한 이조나 병조에서 비삼망(備三望)이라 해서 세 사람을 추천해 올리면 임금은 후보자들의 능력과 인품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마음에 드는 한 사람의 이름 위에 점을 찍어서 뽑았다.

▶단종 때 황표정사란 의정부에서 대신자리에 임명할 인물을 예정자의 3배를 적어 올리면서, 그 중 자신들이 임명하고 싶은 사람의 이름에 노란 점을 찍어 놓으면 단종은 형식적인 결재만 하는 식의 인사였다. 변칙적인 인사개입 형태다.

▶황표정사 같은 인사권 전횡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주로 공신이나 환관(내시), 외척 등에 의해 행해졌다. 조선시대를 훌쩍 건너뛴 현재도 일부 인사의 전횡적 인사개입 논란으로 나라가 온통 시끄럽다. 최순실이 임명권자인 박근혜 대통령을 조종해 인사를 관철시켰다는 것이다.

▶일부 장관·차관 등 인사가 최순실이 정하고 박근혜가 임명했다. 최순실이 정부 인사에 개입했다는 정황 증거가 마침내 수면위로 떠올랐다. 박근혜 대통령을 조종해 실질적인 대한민국 대통령 노릇을 한 최순실이 교육문화수석비서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의 인사까지 좌지우지한 현대판 황표정사처럼 청탁을 한 그대로 실제로 임명됐다는 것이다.
 
이수기(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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