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진주시의회 유례없는 예산삭감 사태
[진단]진주시의회 유례없는 예산삭감 사태
  • 박철홍
  • 승인 2017.01.04 09: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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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산업 35%나 깎여 사업 난망
기업·농산물 해외시장개척 차질
진주시의회(의장 이인기)가 지난해 말 진주시 올해 당초예산을 전례없이 큰폭으로 삭감했다. 시의회는 통상적으로 5억~20억원가량을 삭감해 왔으나 올해는 1조800억원 중 93억원이나 삭감했다. 경남도의 경우 7조원 예산 중 15억원, 김해시 1조2900억 예산 중 5억원이 각각 삭감된 것과 비교하면 이번에 진주시의회가 얼마나 큰폭으로 삭감했는지 알 수 있다. 예산삭감을 의결한 후 후폭풍은 거세게 불고 있다. 진주시는 “일하지 말라는 거냐”며 크게 반발하고 나섰고, 예산이 깎인 단체들은 연일 시의회 의장실을 찾아 “삭감이유를 밝혀라”며 항의하고 있다. 이에 본보는 진주시의회가 삭감한 93억원의 예산을 사업별로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문제점은 없는지 4차례에 걸쳐 살펴보고자 한다.
 

글 싣는 순서

1.지역경제 활성화 ‘찬물’
2.시민들 악취고통 ‘외면’
3.시민건강·안전 ‘빨간불’
4.시정 소식지 발간 중단


진주시의회는 실크산업 지원, 기업인의 해외수출 장려, 지역농산물의 해외시장 개척, 우주항공산업 인프라 조성 관련 예산을 무더기로 삭감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역행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진주~사천 광역도로망 구상용역비 2억원을 전액삭감해 논란이 일고 있다. 오는 2020년 완공될 항공국가산업단지, 정촌 뿌리산업단지 등을 감안하면 도로확장이 시급한 상황에서 이번 예산삭감으로 교통체증 현상이 더욱 심각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크산업 가장 큰 타격= 지역 전통산업인 실크산업의 경우 진주시 예산 요구액 9억2000만원 중 3억2000억원이 삭감됐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기술개발사업 지원비 3억2000만원 중 1억원 △실크박람회 및 디자인 경진대회 2억5000만원 중 1억원 △실크제품화 컨설팅 지원사업 2억원 중 5000만원 △실크 해외시장 개척 사업비 1억원 중 5000만원 △실크생물산업 전문농공단지 사후환경영향평가 용역 5000만원 중 2000만원이 각각 삭감됐다.

진주시는 내수시장의 한계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크산업의 부흥을 위해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10월 뉴욕 맨해튼 패션거리에 진주실크 상설판매전시장을 개설한데 이어 12월에는 독일 뮌헨 섬유전시회에 참가해 유럽진출 가능성을 모색했다. 뮌헨 전시회에서 이 시장은 독일의 명품 패션브랜드인 ‘휴고 보스’사의 수석매니저인 염미경씨를 진주시 국제통상자문관으로 위촉해 진주실크의 유럽진출을 돕도록 했다.

진주시는 올해 중동 및 서남아시아에도 종합무역사절단을 파견해 해외시장 개척에 더욱 박차를 가할 예정이었으나 예상치 못한 예산삭감으로 사업추진에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진주시의회는 이번 예산삭감 이유로 방만한 예산사용과 실크연구원의 변화 필요성을 지적했다. 해외시장 개척을 나가 개인여행을 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실크제품화 컨설팅의 경우 매년 똑같은 사업계획서로 관행적으로 예산을 받아가는 등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수출 기업인 ‘발목잡기’= 지역 기업인을 위한 해외수출 장려예산도 삭감됐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기계류 전문 해외박람회 참가 5000만원 중 2000만원 △종합무역사절단 파견 1억2000만원 중 2000만원 △해외지사화 사업 5000만원 중 2000만원 △지식경제연구센터 사업지원 1억3000만원 중 8000만원 등이다.

진주시수출기업협의회는 지난달 30일 시의회를 항의방문해 시의회 해산을 촉구했다. 이들은 “예산심사때 시의회를 찾아가 수출기업을 위한 무역사절단이나 해외시장 개척사업비, 해외박람회 참가 지원비 등이 필요한 이유를 충분히 설명했다”며 “그럼에도 해명도, 근거도, 예고도 없이 묻지마 삭감을 했다”고 반발했다. 이어 “시의회가 빨간줄로 그어놓은 예산에 얼마나 많은 기업과 가계의 생계가 걸려 있는지 살펴봤다면 이같이 예산을 깎지 못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역농산물 수출 차질=농업 해외바이어 초청 수출상담회 3억원 중 5000만원, 농업국제행사 홍보 1억5000만원 중 5000만원 등 지역농산물의 해외수출 지원 예산도 대폭 삭감됐다. 정찬효 진주국제농식품박람회 자문위원장은 “시의회가 진주국제농식품박람회 홍보예산과 수출상담회 예산을 삭감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서글픔과 아쉬움을 금할 수 없다”며 “농산물수출 확대를 위해 한 푼의 예산이 아쉬운 시기에 어떤 기준으로 삭감됐는지 진주시의회에 묻고 싶다”고 밝혔다.

박철홍기자 bigpen@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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