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시론] 로봇시대와 유아교육
최정혜(객원논설위원·경상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
[경일시론] 로봇시대와 유아교육
최정혜(객원논설위원·경상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
  • 경남일보
  • 승인 2017.01.09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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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의 충격 이후 우리는 인공지능을 결합한 로봇의 미래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최근 사이언스 타임지에서 소개된 ‘3년 후 개인용 로봇이 가정의 필수품’이라는 기사에서 일상생활에 들어온 로봇의 활동을 충격적으로 소개하고 있는데 이를 요약해서 감상해보면 다음과 같다.

김 과장은 아침에 가정용 로봇 빅아이의 재촉으로 잠을 깨고, 뒤이어 빅아이 로봇은 오늘 날씨를 말해주며 기온이 많이 떨어졌으니 든든하게 입고 가라고 조언을 한다. 아침 세수를 한 후 팬케이크 로봇이 만들어주는 팬케이크 2장과 커피로 아침을 먹고, 의류관리 로봇이 잘 정리해 놓은 셔츠 하나를 골라 입고 출근 준비를 한다.

자율주행차를 타고 회사에 들어가면 정문안내 로봇이 아침 인사를 한다. 자신의 부서에 가서 업무를 시작하는데, 김 과장의 직속 상사는 로봇이다. 회사에는 직원들과 협업로봇이 함께 일하면서 업무효율이 높아졌다. 특히 힘들고 반복적인 일은 로봇에게 맡기니 안전사고도 줄어 직원을 관리하는 입장에서도 대만족이다.

점심시간에 회사 근처 햄버거 매장에 들어서자 김 과장의 바쁜 얼굴표정을 인식한 매장관리 로봇이 추천메뉴를 권하고, 김 과장은 바로 주문 승인을 한다. 집에 있는 강아지의 상태를 알아보기 위해 모바일 앱을 열어보니, 애완견용 뼈다귀모양 로봇이 강아지와 놀아주기도 하고 간식섭취도 조절해줘 흡족하다. 퇴근 후 친구를 만나기로 한 약속장소인 로봇 스시전문점으로 가서 친구와 함께 스시를 먹는다. 로봇이 만들어주는 스시는 1분 만에 원하는 스시를 뚝딱 만들어준다.

저녁에 집에 돌아오니 강아지가 반갑게 맞아주고, 집사 로봇 빅아이도 살가운 인사를 한다. 로봇 청소기가 집안을 말끔하게 청소해 두어 깔끔해서 기분이 좋다. 홀로 계신 어머니께 전화를 드렸더니, 소설 로봇이 이야기를 재미있게 해주고 혈압약도 챙겨주고, 운동까지 시켜주어서 자식보다 낫다고 즐거워하신다. 안부전화를 끊은 후에 로봇이 들려주는 은은한 음악을 들으며 스르르 잠이 든다. 주인 옆을 지키던 로봇 집사는 집안의 모든 조명을 끄고 자신도 슬립모드로 바꾼 후 휴식을 취한다.

이상의 스토리는 가상드라마같지만 현실이다. 위에서 등장하는 로봇들은 모두 이미 각 나라에서 개발돼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제품들이라고 하니 앞으로 얼마나 놀라운 세상이 될 것인가.

필자는 여기서 가까운 미래사회인 로봇시대에 유아교육은 어떻게 변할 것인가를 생각해 보고 싶다. 아마도 미래사회에는 로봇 보조교사 또는 로봇교사가 유치원 아이들에게 코딩교육을 전담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지금 초보수준에서 시작되고 있는 유치원 코딩교육이 훨씬 전문화되고 깊이 있는 코딩교육으로 바뀌어져 있을 것 같다.

또한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유아학대 사건과 CCTV문제도 이미 다 해결됐을 것 같다. 항상 다정하게 원아들을 잘 보살펴주는 보조 로봇교사가 담임교사 옆에 배정돼 있어 업무보조뿐만 아니라 원아들의 안전보조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유치원 담임은 수업연구에만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예측이 결코 꿈이 아니라 현실이 될 것 같다. 왜냐하면 인간 고유의 영역이라고 자신해온 미술, 음악 등 예술도 로봇이 하나 둘씩 업적을 쌓을 것이라고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미래사회 로봇시대에 유아교육을 위해 교사와 부모는 과연 어떤 역할을 해야 할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기인 것 같다.

 
최정혜(객원논설위원·경상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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