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단상] 혈연간의 사랑
[월요단상] 혈연간의 사랑
  • 경남일보
  • 승인 2016.12.21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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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 이석기의 월요단상>
얼굴에 깊게 파인 주름살이 세월의 흐름을 말하는 건 아닐까. 나이가 많으면 젊은 날에 감명 깊던 외로움이나 삶의 상처라는 의미는 하찮게 여겨지고 무의미해져 가는 건 무엇 때문일까? 힘든 삶을 살았다기보다는 으레 나이가 들면 누구나 그렇게 생각하듯, 지칠 대로 치친 우리의 삶에 생기를 불어넣어 용기를 줄 수 있는 이는 바로 가족이며, 삶이 힘들 때도 생활에 흐름을 잡아주는 이 역시 가족이 아닐까 한다.

지난날의 삶을 뒤돌아보면 보람보다는 그냥 허무하게 살아온 삶이었다 해도 일정한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데 균형을 잃지 않게 지탱해 줄 수 있는 것도 가족이 있었기 때문은 아닐까?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말이 있듯이 가족이라는 핏줄, 그 아픈 인연이 때로는 기반(羈絆)과 구속이나 억압이 될 때도 있겠지만 혈연관계의 바탕으로써 일조의 안식처가 될 수밖에 없다. 아픔이 있어도 함께 살아가야 하는 것은 한 핏줄이기도 하지만 그 어떤 힘보다도 더 큰 가족 간의 격려가 있기 때문이다.

참되고 올바른 사랑이란 첫사랑같이 마냥 가슴 설레고 찬란하고 화려하기만한 그러한 사랑은 아닐 것이다. 못마땅하고 더러는 미워도, 그런 미움조차 결국에는 사랑인 것을 깨달을 수밖에 없는 핏줄의 사랑, 바로 가족끼리의 진정한 사랑이 아닐까 한다. 혈연은 그 무엇으로도 잘라낼 수 없듯이, 부모가 부모 노릇을 그만둔다고 해서 어찌 부모나 아들딸이 아니 될 수 있단 말인가. 혈연관계란 가족에서 부모 자식 간의 관계를 나타내는 가장 가까우면서도 변하려야 변할 수없는 사이라고 볼 수 있다.

남녀 간의 사랑처럼 황홀한 무지개가 땅에 닿을 듯 추상적일 수밖에 없는 건 이성간의 사랑일 뿐이지 혈연간의 사랑, 즉 가족 간의 사랑과는 거리가 멀다. 살다보면 삶이 힘들거나 지칠 때도 있다. 그럼에도 어려운 생활을 지탱해 나갈 수 있는 건 서로를 아끼고 믿어주는 가족들의 사랑이 있기 때문이다. 가족의 활동은 구체적이고 사실적인 아픔과 고민을 실질적으로 겪어나가면서 서로가 위로해줄 수 있는 믿음과 사랑으로 이루어진 집단의 생활이라는 점이다.

혈연에게는 조건 없는 사랑이 함께함으로써 시달리고 괴로움을 당하고 상처받고 돌아와도 서로를 감싸고 격려하며 다음날 아침 다시 어깨 펴고 나아갈 기운을 북돋아 주기도 한다. 혈연이 아름다울 수 있는 건 희망과 사랑으로써 서로를 치료해주는 따뜻한 정만은 변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가정과 가족은 결단코 사라질 수 없는 행복을 위해 꼭 필요한 요인이라는 걸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수필가 이석기의 월요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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