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
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
  • 경남일보
  • 승인 2017.01.17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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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벤처기업 시초 휴맥스
한국의 ‘벤처 1세대’ 하면 한글과컴퓨터, 안랩, 주성엔지니어링, 엔씨소프트 등을 떠올리지만 가장 먼저 벤처성공신화를 쓴 회사는 휴맥스다. 창업자 변대규 사장은 1989년 서울대 제어계측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마쳤지만 ‘학자의 길’을 버리고 창업전선에 뛰어들었다. 동료와 후배 6명과 함께 ‘소니를 능가하는 회사를 만들겠다’는 신념으로 ‘건인시스템’이라는 공정자동화기기 생산업체를 설립한 것이다. 그러나 건인은 시장 수요를 잘못 예측해 잔뜩 재고만 늘리다가 93년 CD 가요 반주기로 히트를 치기 시작한다. 때마침 노래방 열풍이 불면서 건인이 만든 동영상 가요 반주기는 국내 시장의 60%를 점유하기도 하였다. 이후 휴맥스는 디지털 셋톱박스 생산업체로 변신해 유럽과 미국시장에서 호평을 받은 데 힘입어 세계 셋톱박스 시장 1위를 달성하고 있다.

휴맥스가 만든 셋톱박스는 전 세계로 수출되고 있는 가운데, 가장 뛰어난 품질로 인정받고 있다. 현재는 전 세계 20개 해외법인과 지사를 통해 80여 개국의 주요 방송사 및 통신사업자들에게 고품질의 비디오 게이트웨이, 셋톱박스, 브로드밴드 게이트웨이 등을 공급하고 있다. 1989년 창업 이래 디지털기술 분야에서 꾸준하고도 집중적인 연구 개발을 수행한 덕분에, 1996년 아시아에서 최초로, 세계에서 3번째로 디지털 위성방송 수신용 셋톱박스 개발에 성공하게 되었다. 현재는 세계 게이트웨이 시장을 주도하는 업체로 발돋움 하게 되었다. 1996년 아시아 최초로 유럽 표준규격(DVB) 디지털 위성방송용 셋톱박스를 개발한 휴맥스는 다양한 수신제한장치를 내장한 고급 제품으로 필립스, 소니, 톰슨 등 글로벌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시장을 이끌고 있다. 최근에는 셋톱박스를 내장한 디지털 텔레비전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했으며, 2000년 독일을 시작으로 아랍에미리트, 미국, 일본, 영국, 싱가포르 등 16개국에 마케팅 현지법인을 세웠다. 중국·인도·폴란드에 연구개발 및 생산기지를 보유하고 세계 80개국에 수출 중이다. 전체 정규직의 60%를 연구개발 인력으로 채우고 해마다 10여개의 특허를 따낼 만큼 기술기업으로서 입지도 탄탄하다.

1998년 변대규 사장이 사내 인트라넷에 남긴 ‘첫 낙서’에 쓴 ‘못 먹어도 소니(SONY)다’라는 패기어린 구절과 ‘동지들과 부둥켜안고 감격의 눈물을 흘리는 상상 때문’에 사업을 한다고 이유를 밝힌 것은 유명한 일화로 회자되고 있다. 그는 또한 “돈 벌어서 부자 되는 상상일까요? 저에게 부자는 몸에 맞지 않는 옷입니다. 오히려 감격의 눈물, ‘너 때문에 내가 잘 되었다’는 칭찬 한마디에 대한 상상이 더 매력적입니다.”라고 강조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는 “무엇보다 제가 신사업을 진행하면서 느끼는 것은 제품과 가슴으로 대화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설계부터 시작해 완성품이 나오기까지 모든 공정을 가슴으로 이해하지 못하면 제대로 된 작품이 나오지 않아요.”라고 말하면서 연구개발 과정과 품질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휴맥스의 창업이념은 사람을 세우는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담고 있는데, 사람(Human)과 최대화(Maximization)의 합성어 휴맥스(Humax)라는 이름이 생겨났다. 휴맥스는 오는 2020년에 고객들이 가정, 차량, 모바일 등에서 휴맥스의 플랫폼을 활용해 콘텐츠를 자유롭게 이용하는 이른바 CCP 세계 1위의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을 비전으로 삼고 있으며, 휴맥스의 미션은 기술력과 혁신적인 제품을 통해 고객이 언제, 어디서든 자유롭게 콘텐츠를 사용할 수 있도록 실현시키는 것이다.

휴맥스 직원들의 급여수준은 대기업과 비슷하고 복지프로그램으로는 건강검진, 의료비·학자금 지원 등은 기본이고 직원들의 정신 건강을 지키기 위해 명상·스트레칭·워킹으로 구성된 힐링 프로그램, 직원자녀를 위한 키즈 캠프, 매달 한차례 아트홀 공연 등 근무의욕을 높이는 복지제도가 무려 30여개에 달한다. 그래서인지 고용안정성도 최고 수준이다. /경상대학교 경영학과

 
Huma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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