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의 새벽을 맞이하며
양희돈(한국폴리텍대학 항공캠퍼스 교수)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새벽을 맞이하며
양희돈(한국폴리텍대학 항공캠퍼스 교수)
  • 경남일보
  • 승인 2017.01.23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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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년(丁酉年) 새해가 밝았다. 연속적인 시간의 흐름 속에서도 새해가 되면 항상 무언가 리셋되고 새롭게 시작한다는 느낌을 받게 되지만 올해는 닭의 해인지라 새로운 시대의 새벽을 맞이한다는 보다 장엄한 의미를 두게 되는 것 같다. 더욱이 십간의 정(丁)은 붉은 기운을 상징하니 붉은 것은 불빛의 밝은 것을 의미하고 밝은 것은 이치에 총명한 것을 의미하므로 올해는 총명한 닭의 해라고 할 수 있겠다.

공교롭게도 정유년 닭의 해 벽두부터 조류독감(AI·avian influenza) 전파로 전국적으로 3000만 마리에 달하는 닭이 살처분을 당해 건국 이래 처음으로 외국 달걀을 수입해오는 등 온 나라가 홍역을 치르고 있다. 하지만 총명한 닭의 해에 우리가 더 심각하게 여겨야 할 AI는 바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기술인 인공지능(AI·artificial intelligence)의 전파이다.

지난해 알파고와 이세돌 기사의 대국은 인공지능과 인간의 대결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일대 사건이었고 우리나라는 그 역사의 현장에 있었으므로 전세계 어느 나라보다 그 충격파를 훨씬 더 크게 받았으리라 생각된다. 바야흐로 이 사건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는 온 국민의 정신을 한 번에 계몽케 하였으니 세기의 대결장을 우리나라로 선택해준 것에 대해 구글 딥마인드 팀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을 따름이다.

1차 산업혁명은 1784년 최초의 기계식 방직기가 도입되며 인력을 기계가 대체하는 시대가 열리면서 시작되었다. 1차 산업혁명의 키워드는 증기기관과 기계이다. 2차 산업혁명은 1870년 전기를 동력으로 한 최초의 컨베이어 벨트가 도입되며 대량생산 시대가 열리면서 시작되었다. 2차 산업혁명의 키워드는 전기와 전자이다. 3차 산업혁명은 1969년 최초의 생산자동화 제어장치가 개발되어 제조공정에 도입되면서 시작되었다. 3차 산업혁명의 키워드는 컴퓨터와 인터넷이다.

현재 태동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의 기점은 올해 혹은 그 이후가 될 수도 있으며 시간이 흐른 뒤 역사적으로 평가되어 정립될 것이다. 그 키워드로는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3D프린팅 등을 들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은 그 이전 시대와 달리 생산현장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으로 파급효과가 막대하여 한두 가지 기술로만 규정하기 힘든 점이 있다. 따라서 포괄적인 표현으로 융합이나 스마트 등을 키워드로 꼽을 수도 있겠다.

새해에는 저마다 자기개발의 목표를 정해본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살아가야 할 우리들로서는 로봇이나 인공지능보다 사람이 더 잘할 수 있는 능력을 개발하는 것에 올해 목표를 두어보면 어떨까. 외우는 것 반복적인 것보다는 창의적인 것 정서적인 것에 말이다. 새로운 시대에는 로봇이 잘하는 일은 로봇에게 넘겨주고 사람이 잘하는 보다 사람다운 일에 집중해보자. 4차 산업혁명의 거대한 파도에 맞서 휩쓸릴 것인지 서핑을 할 것인지는 분명 이를 맞이하는 자세에 달려 있다. 모쪼록 변화의 물결을 즐기는 자세로 미국산 달걀옷 입힌 맛있는 전 드시고 행복한 설 명절 되시기를.
 
양희돈(한국폴리텍대학 항공캠퍼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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