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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이야기] 귀거래사(歸去來辭)
최용조 (경상남도농업기술원 작물연구과장)
박성민  |  smworld17@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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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1.30  20: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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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용조 농업기술원 작물연구과장


대한이 지나도 매서운 추위가 계속되고 있다.

코끝을 찌르는 한겨울의 엄동추위는 집을 나서기 겁이나게 한다. 겨울철 겨울 전정을 하다가 추위에 금방 지치고 만다. 멀리 보이는 산이며 들판, 아파트와 건물, 그 사이로 길게 뻗은 도로와 열심히 달리는 차들을 물끄러미 보면서…매서운 바람 앞에서도 변함없이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자연의 정말 위대함을 보게된다. 추위에 힘겨워하는 생물도 있는 반면에, 논의 보리처럼 더욱 잘 자라고 무성해지는 작물도 있다.

여러 생각 중 자연과 함께하는 농사꾼을 부러워하는 사람이 있을까. 고민하게 된다.

한여름 끊임없이 자라는 들풀만큼이나 바둥거리며 베고 뽑아내는 농꾼으로 살면서 부모님 모시고 자식들 키워 내었습니다만, 자랑스러워 한 적이 있을까. 지난번에는 은행에 잠시 들러 추위를 녹히고 있는데 두 할머니께서 손녀 자랑을 하고 있었다. 은행에 다니고 큰 회사에 다니고 돈을 많이 번다는 얘기가 아니라 따뜻한데서 일한다는 자랑이었다. 우리도 가끔은 그런 소박한 사람이었으면 한다.

지난 가을 기쁨을 느끼기도 전에 멧돼지가 헤쳐 버려 수확을 포기한 고구마 밭을 멍하니 바라보며 생각에 잠기기도 했다.

초보 농사꾼으로 작은 텃밭에 어설픈 농사를 시작한지도 어언 4년째, 이젠 현장농사를 이해하기는 하나 꾼이라는 말을 감히 할 수가 없습니다. 끊임없이 솟아나는 풀과 같이 농꾼도 뽑고 또 뽑아야 하는 농사꾼의 우직함은 쉽게 할 수 없는 일이다. 장사나 정치처럼 적당히 타협하고 물러날 수가 없는 것이 농사꾼의 숙명이기 때문이다. 열심히 일하면 계급과 봉급이 올라가는 것도 아니며, 장사꾼처럼 시절 잘 만나 큰 돈 만지는 것도 아니면서 그냥 무지렁이 소리 들으면서 추워도 더워도 그냥 일하며 살아갈 뿐이다.

농사꾼으로 살아가야할 의미를 찾아야겠다.

FTA 그 이면에 서러운 농업현실, 언제나처럼 다른 이익을 위해서 농사를 내어주는 것에 대한 서운함과 안타까움을 넘어선 속상함, 서러움, 노여움으로 가슴이 시리다. 농사꾼에게 땀흘려 열심히 일하는 것에 대한 기쁨과 보답을 바라는 것이 사치일까.. 자연에 부대끼며 살면서 감사함과 고마움. 그리고 보람을 느끼는 그런 삶의 의미를 되찾고 싶다. 그리하여 도시에서 삶에 지친 이들이…늙어서 경쟁에 뒤처진 이들이…농촌으로 돌아와 자연속에서 땀흘림의 보람을 되찾아 주고 싶다. 도연명의 귀거래사(歸去來辭)가 또다시 그리워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최용조 (경상남도농업기술원 작물연구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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