春來不似春(춘래불사춘)
春來不似春(춘래불사춘)
  • 정영효
  • 승인 2017.02.05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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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효 (객원논설위원)
봄의 시작을 알리는 절기인 입춘(立春·4일)이 지났다. 정유년 24절기 중 첫 절기다. 대문·기둥 등에는 좋은 일, 경사스러운 일이 많이 생기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긴 의미의 입춘대길(立春大吉)이나 건양다경(建陽多慶)과 같은 입춘첩(入春帖)이 붙여져 있다.

▶입춘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대한민국은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다. 이 말은 북방 흉노 땅에 끌려가 있는 왕소군의 심경을 헤아리며 당대(唐代) 시인 동방규(東方叫)가 쓴 시 ‘소군원(昭君怨)’에 “오랑캐 땅인들 화초가 없으랴만, 봄이 왔는데도 봄 같지가 않구나(胡地無花草 春來不似春)”라고 하여 왕소군의 힘든 처지을 표현한 데서 유래됐다.

▶계절상 봄을 알리는 신호가 왔건만 봄이 오고 있다는 기운은 느낄 수 없다. 국내적으로는 최악의 경기불황에다 정치적 혼돈까지 겹쳐 새해의 봄 찾기가 어렵다. 국외적으로도 미국의 보호주의 강화, 중국의 사드 보복성 조치, 일본과의 갈등 심화 등 악재에 악재가 겹쳐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국내외적으로 매서운 한파가 계속 몰아치고 있다.

▶지금의 한파는 나랏님(?)들의 무능과 농단에서 초래된 것이다. 그럼에도 힘없는 서민들만 이 한파를 고스란히 견뎌내며 힘들어 하고 있다. 그러나 한파를 초래한 나랏님은 줄곧 따스한 봄이고, 서민만 한겨울 추위에 떨어야 하는 현실이 너무 불합리하다. 지금 서민의 모습이 북방 흉노 땅에서 매서운 한파를 견디며 희망도 없이 힘들게 지내던 왕소군의 처지와 다를 바가 없다. 정영효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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