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지 시민만을”
“오로지 시민만을”
  • 양철우
  • 승인 2017.02.07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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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우기자
양철우기자
밀양시의회 무소속 의원 5명이 지난달 바른정당에 입당했다. 이들은 지난 총선 때 국회의원 공천과 관련해 반발하며 새누리당을 탈당했으며, 이들이 지지했던 후보가 선거에서 패배하자 사실상 오갈 데 없었다. 그런데 최순실 사태로 바른정당이 창당되자 옛날 따르던 주군을 찾아 둥지를 틀고 암중모색의 기회를 갖게 된 것이다. 이들은 입당의 변으로 “우리는 양심과 정의로운 시대정신을 믿고 지지해주는 밀양시민들의 성원에 힘입어 바른정당에 입당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변은 “오로지 시민만을 보고 양심에 따라 단호히 맞섰다”고 주장하는 부분이다.

한쪽에선 이들의 변과 주장에 박수를 보내며 응원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쪽에선 “가슴에 손을 올려놓고 생각해 보라”며 혀를 차고 있다. 정말 ‘시민만을 보고 양심에 따라 단호히 맞섰는지’, 아니면 다음 선거에 공천을 받기 위해 ‘국회의원 바라기’만 했는지 의심을 하고 있는 것이다. 혀를 차는 사람들은 그래서 기초의원 공천제가 이 같은 폐단을 낳고 있다고 하고 있다. 지역구 국회의원이 내려오면 잘 보이려고 ‘우르르’ 몰려다니고 민심은 듣지 않아도 당선되는 이런 구도를 먼저 깨뜨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사실 기초의원 공천제가 여러 문제를 일으키는 연결고리가 되고 있다. 정당공천제도를 유지하는 한 지방의원은 국회의원에게 잘 보이려 할 수밖에 없는 이런 구조적인 문제가 지방권력 개혁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수년전부터 기초의원만큼은 정당공천제가 없어져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소신 있게 일하는 지방의원은 드물고, 패거리 정치만 활개 치고 있다. 지방의원은 ‘국회의원 심부름꾼’이 아니라 진정한 민의의 대변자다. 이들이 내세우는 “오로지 시민만을”이 허언이 아니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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