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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일시론] 인간, 환경, 지식은 최고 가치의 중심이다
송부용 (경남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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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2.13  19:5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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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20년 전의 일이다. 1997년 외환위기를 겪던 해를 전후로 필자가 소속된 연구원에서는 크게 세 가지의 연구테마를 두고 소위 비전 정립에 골몰한 적이 있었다. 세 연구테마란 경남이 탄생한 날을 기념할 경남 정도 600년 사업, 20세기를 보내고 새로운 밀레니엄을 맞는 경남 대비, 그리고 2001년부터 20년까지 경상남도가 나아가야 할 종합계획 수립 등을 말한다.

세 가지 대형사업마다 추구해야 할 목표는 각기 다르겠지만, 모든 과제가 경남도민의 무한 복리증진에 있었기에 도민의 꿈과 희망, 도전의지와 이념을 담을 비전은 도민과 세계인, 세계 역사가 변천하면서 견지할 큰 틀을 아우르는 것이어야 했다. 우리 구성원들은 몇 달을 고민하였고 마침내 ‘인간, 환경, 지식 중심의 경남 건설’이라는 한 줄을 최종적으로 확정했다. 이후 필자는 오늘날까지 모든 정책을 찾아가는데 있어 핵심가치로 하루도 소홀한 적이 없다.

질풍노도와 같은 파괴력을 갖는 4차 산업혁명의 한가운데 서 있지만 누구 하나 제대로 인지를 못하고 방향키도 놓아버린 채 5000만 국민들은 추위를 견뎌내려고 몸부림을 치고 있다. 반도체와 일부 전자를 제외하고 국가경제를 이끌고 지탱해 주었던 대부분의 업종들은 두꺼운 얼음 아래 봄기운을 찾거나 새로운 계기를 기다려 보지만 동토의 해빙은 요원하기만 하다. 여기에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와 예전에 겪어보지 못했을 법한 경제적 불확실성이 세계 도처에서 발생하고 또한 조석으로 우리를 압박해 오고 있다.

현재의 위기돌파와 향후 전개될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지 않으면 우리에게 미래가 없을지도 모른다. 정부도 순간마다 돌파구를 마련한 경험이 있다. 외환위기 당시 ‘벤처산업 육성 특별법’을 제정하여 지원, 육성한 것이 오늘날 우리나라의 전자반도체산업의 원동력이 됐다. 또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전후로 세계경제의 중심으로 도약하려던 노력이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 제정’과 추진이 있었고, 현 정부에서는 ‘창조경제’를 주창해 4차혁명의 물꼬를 트고자 하였다.

녹색성장과 창조경제가 벤처산업 육성에 비해 효과를 달성하지 못한 이유는 정책추진을 위한 예산수반 부족, 원천가치인 지식의 무한 범주를 대상으로 확대한 점, 그리고 핵심인력 양성과 지원 및 산학연관 연계성 부족 등이었다. 이 중 가장 큰 원인은 지식을 창출해 낼 인적자원의 부족과 사람중심의 연계시스템 구축 부재였다. 단적으로 벤처인력 육성지원에 비해 녹색기술과 창조경제는 인력육성지원이 정책우선에서 찾아보기가 힘들다.

자본주의 후 약 300년간의 산업사회에서는 토지, 노동, 자본이 부의 원천이었다면 21세기 지식사회는 뇌본(腦本)사회이다. 부의 원천이 인간의 두뇌에서 비롯되고 이것에서 디지털 정보와 지식을 만들어 새로운 부를 창출하게 되는 것이다. 예기치 못한 국내외 환경으로 오래전에 수립했던 가치가 탈색되고 있지만 무한도전의 두뇌사회인 4차 산업혁명기에도 인간, 환경, 지식은 여전히 중심이어야 한다.

정신과 물질의 구분인 형이상학과 형이하학이 확연한데도 새로운 지식도구인 디지털이 이들을 일체화시키는, 즉 인간과 사물을 연결시켜 새로운 생태계를 조성해 버린다. 디지털화가 인류의 삶, 정신세계, 산업, 교역, 서비스, 국방과 국가는 물론 세계질서까지 넘보고 있다. 최고의 가치인 사람을 중심으로 다시 전략을 짜서 디지털 세계를 주도하고 극복함에 만전을 기해야 할 때다.


송부용 (경남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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