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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일시론] 고등학교의 선거열풍, 바람직하지 않다
정승재(객원논설위원·한국인권사회복지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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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2.14  18: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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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탄핵 정국과 맞물려 곧 대통령 선거가 실시될지 모른다는 위기 혹은 기대감이 팽배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정치권을 중심으로 선거연령을 지금의 19세 이상에서 18세로 낮추자는 논란이 한창이다. 그 연령대가 재학하는 고등학교 등 일선 교육현장에 일대 파란을 일으킬 태풍급 이슈가 아닐 수 없다.


선거와 교육제도의 연동성

OECD 34개 회원국가 중 한국을 포함한 2개국을 제외한 나머지 32개 나라가 18세 이상을 채택하고 있다. 18세 인하는 투표할 수 있는 권리, 즉 참정권을 확대해 대의민주주의의 정당성을 보강한다는데 의미를 둔다. 또한 18세 연령대가 민주주의에 대한 지식과 정보취득에 있어 기성세대에 뒤지지 않을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실제로 투표에서의 자기결정권을 온전히 발휘할 수 있다고 인정함에 따름이다. 그렇지만 남의 나라가 그렇다고 우리도 그래야 한다는 맹목적 변경은 옳지 못하다.

미국과 유럽 여러 나라의 교육제도는 우리와 다른 요소가 많다. 학령(學齡)의 시발이 우리보다 비교적 빠르다. 뿐만 아니라 계절학기 등 다양한 학기제를 실시함에 따라 18세 이전에 고등학교 졸업의 비율이 높다. 대입에 몰두하는 고3 나이대인 우리랑 차이가 있다. 고등학생 유권자가 거의 없다는 말로도 귀결된다.

그뿐 아니다. 학교에서의 커리큘럼도 우리랑 많이 다르다. 중등학교의 ‘국영수’ 과목의 비중이 절반에 이르는 우리와 달리, 다양한 사회현상을 이해하는 전인교육을 위한 과목채택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 또한 사회구성원으로서의 태도나 자기가치관을 정립해 나가는, 청소년의 정치사회화를 강화하는 과목이수가 비교적 많다. 이러한 교육현실이 투표에서의 자기결정권을 강화하는 요인으로 인정될 만하다.

18세 나이대인 우리의 고3 학교현장을 살펴보자. 국회의원 총선 및 지자체 선거가 각각 격년으로 4월에, 대통령 선거는 12월에 있다. 고3 뿐 아니라 고교 재학생들은 그 즈음에 수행평가나 중간고사, 수능을 치름으로써 일대 홍역의 시기가 된다. 후보자와 선거를 치르는 각 정당은 불법도 들키지 않으면 시도해보고 싶은 욕구가 생기게 마련이다. 현실이 그렇다. 좀 비약하면, 흡연과 화장을 허용하고 시험을 없애겠다는 공약으로 학생 유권자에게 접근할 후보나 정당이 없으리라는 보장도 못할 일이다.

복잡다기한 학령과 학제 등 교육제도와 연동될 중요한 이슈로 다뤄져야 할 것이다. 교사의 일방적 정치적 교육에 감성적 판단에서의 선거참여와 같은 반대 명분만이 아니다. 대학입시가 지상목표인 현실이 유지돼야 한다는 말은 더욱 아니다. 고등학교가 선거의 전장(戰場)이 돼서는 곤란하다는 것이다.


학습권 존중과 학교의 정치 戰場 우려

특정후보, 정당의 유불리 염두가 아니다. 한창의 학습시기에 있는 학생이 온전히 공부할 권리, 학습권 보장차원에서 다뤄져야 한다. 교육자, 즉 교사들의 교육적 고유직무에도 엄청난 영향을 미칠 문제다. 대학 교원과 달리 중등 교원에게 정치적 중립의무를 강력히 부과하고 있는 현행의 교육 관련법이 그 배경이 된다. 정치적 지향점이 같을 수 없는 교육자인 교사들끼리, 학부모와 교사, 교실에서의 학생과 교사, 학생들 상호간의 갈등이 표출될 중대 사안임을 감안하고 신중하게 다뤄야 한다.
 
정승재(객원논설위원·한국인권사회복지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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