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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일포럼] 창원광장에서 바라보는 우리의 미래
전점석(창원YMCA명예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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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2.16  19: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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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듣고 있는가, 분노한 민중의 노래/다시는 노예처럼 살 수 없다 외치는 소리/심장박동 요동쳐 북소리 되어 울릴 때/내일이 열려 밝은 아침이 오리라/모두 함께 싸우자 누가 나와 함께 하나/저 너머 장벽 지나서 오래 누릴 세상/자 우리가 싸우자 자유가 기다린다.”

뮤지컬 영화 ‘레미제라블’에서 많이 들었던 노래다. 원작은 빅토르 위고가 쓴 소설인데 1832년 프랑스 왕정복고기의 좌절과 용기를 다뤘다. 주인공인 청년들은 반혁명세력의 무자비한 폭력에 의해 되돌이킬 수 없을 정도의 상처를 받았다. 그러나 그들은 새로운 세상을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이 노래를 부르면서 행진했다. ‘라 마르세예즈’라는 이 노래는 1792년 공병장교이며 아마추어 작곡가인 루제 드 릴이 하룻밤 만에 군가로 작곡했다고 한다.

좋은 노래는 듣는 사람에게도 감동을 주지만 부르는 사람 역시 코끝이 찡해진다. 창원에 있는 정금교회, 하나교회, 한교회 교인들은 지난해 12월 7일에 시국기도회를 했고 10일에는 창원광장에서 이 노래를 불렀다. 일주일 전부터 기도하는 마음으로 연습을 했다. 노래가사처럼 심장박동이 요동치지는 않지만 몇 번이나 다시 부르면서 마음이 다시 젊어지는 것 같았다. 이 노래를 함께 부르기로 한 결정이 자랑스럽기도 했다.

드디어 무대 위에 한교회 교인들과 공개모집한 일반시민 30여명이 섰다. 나도 엉거주춤 올라가서 제일 뒷줄에 섰다. 무대 위에서 바라보니 깃발을 들고 참가한 조직동원보다 친구와 함께, 부모와 함께, 애인과 함께 참가한 사람들이 훨씬 많았다. 1000여 명의 참가자들은 질서정연했다. 그러나 동네에서는 하나 건너 또 하나가 있을 만큼 많은 십자가가 창원광장에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정작 빛과 소금의 역할이 필요한 곳은 국정농단이 일어나고 있는 현장일텐데 하나도 없어서 궁금했다.

나는 노래를 부르는 동안에 연습할 때와는 달리 마음이 착잡했다. 일주일 전 집회 자유발언 시간 때 어느 대학생의 발언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그 학생은 돈도 실력이라면서 능력이 없으면 부모를 원망하라던 최순실의 딸 정유라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분통이 터지더라고 했다. 누구에게나 공정해야 할 대학입시와 학사관리가 권력에 의해 유린됐던 것이다. 비선실세의 권력에게 잘 보이기 위해 정유라의 대학입학을 위해 규정을 고친 학장, 합격을 강요한 입학처장, 성적을 조작한 교수와 부정입학을 부인하고 있는 총장 때문에 아무런 잘못이 없는 청년들이 상처받았다. 너무 미안하고 부끄러웠다. 유신독재 잔재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기성세대의 잘못 때문에 젊은 세대가 상처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대 위에서 광장에 모인 사람들을 보니 그런 사회를 향하여 가는 길에 벌써 많은 사람들이 나서고 있었다. 잘못된 현실을 마주 보지 않았던 사람들, 자기 소신과 자기 목소리를 잃어버렸던 사람들, 그저 바람 부는 대로 사는 게 편하다고 생각하던 시민들이 참다가, 참다가 창원광장에 모인 것이다. 이곳에 모인 많은 청소년과 청년들은 부자도 아니고 권력도 없는 자기 부모를 부끄러워하지 않기 위해서 왔다. 더 이상 자식에게 부끄러운 부모가 되지 않겠다는 젊은 부부들도 아이들의 손을 잡고 왔다.

이제는 성실한 사람이 대접받는 사회, 권력을 부당하게 휘두른 자가 벌을 받고 권력 앞에서 침묵했던 사람들이 자신의 잘못을 깨닫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노래를 부른 참가자들은 명곡로터리까지 평화로운 행진을 했다.

 
전점석(창원YMCA명예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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