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숙씨의 사콤달근 밥차 '전복영양밥'
현숙씨의 사콤달근 밥차 '전복영양밥'
  • 김지원·박현영기자
  • 승인 2017.02.19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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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 고운 소박한 밥상, 더할나위 없었다
현숙씨의 사콤달근 밥차 ‘전복버섯영양밥과 겨울초 겉절이’
 
전복과 버섯을 넣어 지은 영양밥과 겨울초 겉절이, 새송이 구이로 차린 이른 봄 밥상.


현숙씨의 사콤달근 밥차가 밥 하나 만으로도 행복해질 밥상을 하나 더 마련했다. 묵은 반찬에 입맛도 잃어가는 밥상에 영양 가득한 재료로 지은 영양밥으로 입맛도 살리고, 건강도 챙긴다. 지난회에 소개된 달래장의 활용도 요리팁으로 챙겨둘만하다. 봄바람인 듯 했다가 해가 지면 아직 시린 바람이 불어오는 늦겨울, 정성 가득한 밥심으로 성큼 봄마중을 나가본다.

“밥 먹었어?”라는 인사말처럼 쌀은 여전히 한국사람의 주식이라고 할 수 있지만 1인당 쌀 소비량은 40년 사이에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1985년 128.1㎏으로 1인당 쌀 소비량이 정점을 찍은 이후로 줄곳 줄어든 소비량은 지난 2015년 62.9㎏까지 떨어졌다. 고봉밥을 받아든 선비의 옛사진이 화젯거리로 돌아다닐만큼 밥은 식탁의 주연에서 단역으로 밀려난 신세. 먹을거리가 다양해지고 식성이 다양해진 탓도 있고 밥만으로 먹을 수 없는 밥상차림이 바쁜 일상에 어울리지 않는 탓도 있다. 현숙씨가 콩나물무밥에 이어 새우젓으로 간간하게 입맛을 맞춘 전복버섯영양밥으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밥상을 소개한다. 여유있는 주말에 지어놓은 영양밥을 냉동실에 준비해두면 바쁜 아침에 든든한 한끼 식사로 챙겨먹기에 좋다. 물론 갓 지은 밥맛과는 비교할 수 없지만….



 
현숙씨의 이른 봄밥상을 위한 재료들.


전복영양밥 재료(2인분) 쌀 500g, 전복 작은 것 5개, 표고버섯 5개, 밤 2톨(은행 5톨), 마늘 5쪽, 대파 1대, 팔방미인육수(없으면 다시마육수) 1컵반, 참기름 3스푼, 들기름 1스푼, 정종 2스푼, 새우젓 국물 1~2스푼



잘 손질한 전복은 내장과 살을 분리해 장만한다. 밥을 지을 전복은 크기가 크지 않아도 좋다. 2인분 기준으로 작은 전복 5개 정도를 사용하면된다. 전복살은 얇게 채 썰어 참기름 1스푼, 정종 1스푼을 넣고 잠시 재워둔다. 내장은 따로 그릇에 담아둔다. 쌀은 씻어서 채반에 10분 정도 물을 빼두었다가 밥을 짓는다. 다진 파와 얇게 썬 마늘은 콩나물무밥을 지을 때처럼 먼저 볶아 향을 올리는데 쓴다. 표고버섯은 얇게 썰고 껍질을 깐 밤은 은행 크기로 잘라두면 된다.

냄비를 살짝 가열해 참기름 2스푼과 들기름 1스푼을 두른 후 마늘, 파를 볶아 향을 낸다. 전복 내장과 새우젓 국물 1스푼을 넣고 볶다가 쌀과 표고버섯을 넣고 잘 섞으면서 볶다가 육수를 붓고 끓인다. 밥이 끓어오르면 전복살과 밤(은행)을 넣고 섞어준 다음 계속 끓인다. 밥이 적당히 지어질 때쯤 칼금을 넣어 벌어지게 만든 전복과 꽃모양으로 만든 대추를 고명으로 올려주면 좋다. 전복을 추가로 넣고 정종을 한 스푼 뿌리면 비린맛을 잡아줄 수 있다. 10분 정도 약한 불로 뜸을 들이고, 불을 끈 다음 5분 가량 뜸을 더 들인다.

전복내장의 노란빛이 밥알에 배어들어 색깔도 고운 전복버섯영양밥은 전복과 잘 어울리는 버섯향까지 더해져 밥맛이 한층 더 올라간다. 새우젓 국물을 넣어 지은 밥이라 다른 반찬도 많이 필요하지 않다. 간을 원하는대로 조절해서 밥을 지어 냉동해 두었다가 간단하게 한끼를 떼울 수 있다.



 
달래장을 미리 만들어두면 겉절이 양념으로 손쉽게 사용할 수 있다. 마트에선 식용꽃도 구할 수 있어 그럴듯한 모양새를 만들어 내는 것도 어렵지 않다.


전복과 버섯으로 영양을 챙긴 밥에 담백한 새송이버섯 구이와 겨울초 겉절이를 곁들였다. 지난회에 소개된 달래장은 봄 밥상을 위한 기본양념장으로 제역할을 톡톡히 한다. 도톰하게 썰어낸 새송이 버섯을 그릴에 굽고 달래장을 얹어 차려내면 고급식당에서나 나올 듯 한 반찬이 된다. 마트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새송이버섯은 엽산, 식이섬유 칼슘 등이 풍부해 뼈와 관절 건강에 좋은 식품이다. 혈압 조절에도 도움을 주고 콜레스테롤을 줄여주는 효과도 있다. 그밖에도 간기능을 회복시키고, 장 운동을 도와주는 등 장에도 좋은 음식이다. 기름을 넉넉히 두른 팬에 노릇하게 구워낸 새송이버섯은 보기도 좋고 맛도 부드러워 누구나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반찬으로 손색이 없다. 식용유 대신 셀레늄, 세레토닌, 엽산, 비타민B 등이 풍부한 해바라기씨유를 사용하면 더욱 고소하고 깔끔한 버섯구이를 만들 수 있다.

한겨울 새 순이 올라온 유채를 겨울초라고 한다. 하늘하늘 부드럽게 올라온 유채 새 순은 꽃 피기 전까지 먹을 수 있다. 요새는 시설재배를 통해 계절없이 다양한 푸른 채소를 즐길 수 있긴 하지만, 계절에 따라 제철 음식이 유별했던 시절부터 이른 봄철 싱싱한 초록빛 채소의 대표주자 중 하나였다. 유채는 꽃이 피면 먹을 수 없기 때문에 겨울초로 즐길 수 있는 시기는 짧다. 겨울초의 싱싱하고 상큼한 맛은 이 계절이 아니면 맛볼 수 없는 자연의 선물이다.

밑둥을 잘라낸 겨울초는 싱싱한 초록빛이 반갑다. 시든 잎을 떼어내고 씻어 채반에서 물을 빼둔다. 겨울초는 데쳐서 나물로 하기도 하고 생채로도 즐겨 먹는다. 현숙씨는 아삭한 생채 겉절이로 준비했다. 손으로 툭툭 자른 겨울초를 들기름으로 살짝 무쳐두면 먹기좋게 살짝 숨이 죽는다.



 
새송이 버섯을 도톰하게 썰어서 해바라기씨유를 넉넉하게 두른 팬에서 노릇하게 구워낸다. 달래장을 한숟갈씩 올려내면 장을 따로 마련할 필요가 없다.


겉절이 양념은 초보요리사들에게는 항상 부담스럽다. 이 걱정거리를 덜어줄 양념장이 바로 달래장이다. 달래 100g, 부추 50g, 고추(붉은고추 1, 청양고추 2개), 고춧가루 3스푼, 통참깨, 참기름 2스푼, 들기름 2스푼, 육수 반컵, 새우젓2스푼, 진간장2스푼(새우젓 국물 2스푼)으로 만든 달래장에 오늘은 새콤한 맛을 위해 레몬즙 2스푼과 매실청 1스푼을 더했다. 젓갈맛이 부담스러운 사람들은 새우젓 대신 진간장만 사용해도 좋다는 현숙씨의 조언이 곁들여졌다. 달래장은 넉넉히 만들어 두었다가 밥 비빌 때, 겉절이 양념할 때, 나물 무칠 때도 골고루 써먹을 수 있다.

들기름으로 살짝 버무려둔 겨울초에 달래장 양념으로 맛을 내는데 양념장의 양은 기호에 맞게 조절하면 된다. 나물류는 젓가락으로 무쳐내는 것보다 손으로 조물조물 무쳐내는 것이 훨씬 먹기도 편하고 맛도 잘 스며들게 할 수 있다. 귀차니즘을 떨치고 비닐장갑을 한장 쓰는 편이 밥상을 한층 업그레이드 시키는 비법. 부드럽지만 한겨울 땅을 헤집고 나온 겨울초의 활력을 맛볼 수 있는 계절이 지금이다.

노란빛 도는 전복버섯영양밥에 초록빛 싱싱한 겨울초 겉절이, 하얀 새송이 버섯구이를 차려낸 밥상에 진달래꽃 같은 비트 물김치를 더해주면 칙칙한 겨울빛은 어느덧 사라지고 식탁 위로 찾아온 화사한 봄 마중이 상큼하다.

김지원·박현영 미디어기자



 
그림으로 보는 전복 손질. 그래픽=박현영 미디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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