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서 ‘뜀걸음 포유류 화석’ 세계 최초 발견
진주서 ‘뜀걸음 포유류 화석’ 세계 최초 발견
  • 김귀현
  • 승인 2017.02.21 10: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혁신도시 단독주택조성 용지 화석 문화재 조사서 발견
몸집 10㎝ 가량의 캥거루쥐와 유사…내년 일반 공개
중생대 백악기(1억 4500만년 전∼6600만년 전) 한반도에서 캥거루처럼 두 발로 뜀걸음하는 포유류가 서식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1억 1000만 년 전후에 경상도 일대에 쌓인 퇴적층 ‘진주층’에서 백악기의 뜀걸음(Hopping)형 포유류 화석이 세계 최초로 발견되면서 밝혀졌다. 해당 화석은 중기 백악기에 한반도에 살았던 포유동물이 두 개의 발을 이용해 뜀뛰기 한 형태의 보행렬을 보인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천연기념물 제534호로 지정된 진주시 충무공동 익룡·새·공룡 발자국 화석산지에서 200m 떨어진 블록형 단독 주택 용지 조성사업 터에서 화석 문화재 입회 조사 과정 중 중생대 백악기 포유류의 뒷발자국 화석 9쌍을 찾아냈다고 21일 밝혔다.

이 발자국 화석은 지난해 1월 19일 김경수 진주교대 교수 연구팀 소속 최연기 교사(하동 노량초)에 의해 발견됐으며, 한국·미국·중국으로 구성된 3개국 국제공동연구진(임종덕 국립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관·김경수 진주교대 교수·최연기 진주교대 대학원생, 마틴 로클리 미국 콜도라도대학 교수, 리다 칭 중국 지질과학대 교수)이 분석 작업을 진행했다.

이 화석은 한국 진주(진주층)에서 발견된 새로운 종류의 뜀걸음 형태 발자국을 의미하는 ‘코리아살티페스 진주엔시스(Koreasaltipes Jinjuensis)’로 명명됐다.

‘코리아살티페스 진주엔시스’는 발가락 사이의 간격이 좁고 비슷하며, 발가락 크기와 모양이 비슷하고, 5개 발가락이 찍힌 흔적 가운데 가운데 위치한 3번 발가락이 가장 길다는 점 등에 미뤄 포유류의 발자국으로 확인됐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지금까지 발견된 뜀걸음형 포유류 발자국 화석으로는 중생대 쥐라기(2억 1000만년 전~1억 4500만 년 전)의 ‘아메기니크누스(Ameghinichnus·아르헨티나)’와 신생대 마이오세기(2303만년 전~533만년 전) ‘무살티페스(Musaltipes·미국)’ 등 2개가 확인된 바 있다. 이번에 발견된 화석은 이들과는 형태학적으로 큰 차이를 보이며, 가장 명확한 뜀걸음 형태를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포유동물은 몸집 크기 10㎝ 가량으로 오늘날 초원이나 사막에 서식하는 캥거루쥐와 유사한 모습으로 추정된다. 발 길이는 평균 1㎝, 왼발부터 오른발까지 너비 2.1㎝, 보폭은 평균 4.1㎝, 9쌍의 보행렬 총 길이는 32.1㎝다.

임종덕 국립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관은 “중생기는 ‘공룡의 시대’로 몸집이 작은 포유동물은 공룡의 먹잇감이 되곤 했다”며 “살아남기 위해서는 나무를 타거나, 땅 속에서 생활하거나, 가능한 빠른 속도로 다녀야 했다. 천적을 피하기 위해 두 발로 뛰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리아살티페스 진주엔시스는 중생대에 서식한 포유류로는 2번째, 백악기 기록으로는 세계 최초이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이 화석 발견으로 한반도에 서식한 생물종이 다양하고 복잡했다는 사실도 증명됐다.

임종덕 연구관은 “진주층과 유사한 지형으로 중국 퇴적층을 꼽는다”면서 “중국에서 동시대 뼈 화석이, 진주층에서는 발자국 화석이 다수 발견됐다. 진주층은 발자국 화석이 발견되는 유사 지층 가운데 단연 세계 최고”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국내 연구진은 진주 충무공동 화석산지와 인근 지역을 4차례 조사했으며, 당시 확보한 표본을 토대로 연구를 이어간다. 이번 조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백악기 연구(Cretaceous Research)’ 온라인호를 통해 지난 7일 공개됐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코리아살티페스 진주엔시스를 내년 7월 이후 대전 천연기념물센터 전시관에서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김귀현기자 k2@gnnews.co.kr



 
코리아살티페스 진주엔시스. /자료제공=국립문화재연구소 자연문화재연구실
코리아살티페스 진주엔시스 보행렬. /자료제공=국립문화재연구소 자연문화재연구실
코리아살티페스 진주엔시스 5, 6번 발자국. /자료제공=국립문화재연구소 자연문화재연구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진주 호탄동 익룡·새·공룡 발자국 화석산지에서 약 200m 떨어진 충무공동 135번지에서 중생대 백악기 포유류의 뒷발자국 화석 9쌍을 찾아냈다고 21일 전했다. 사진은 진주에서 발견된 뜀걸음형 포유류 발자국 화석. /자료제공=국립문화재연구소 자연문화재연구실
코리아살티페스 복원도. /자료제공=국립문화재연구소 자연문화재연구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